1인2역 연기를 이렇게 귀신같이 소화해낼 수 있을까. 분명 한 사람인데, 정말 귀신에 씌인 사람마냥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연기해낸다. 박보영, 왜소한 몸에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tvN ‘오 나의 귀신님’은 처녀귀신이 씌인 나봉선(박보영)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다. 나봉선은 소심하고 착한 성격 탓에 사람들이 조금만 싫은 소리를 해도 자신이 먼저 미안하다고 하는 캐릭터다. 그런데 나봉선에게는 남들과 다른 능력(?)이 있었으니, 귀신을 본다는 것. 귀신들에 시달리며 밤잠 설치기 일쑤인 그녀에게 결국 사건이 일어난다.
처녀귀신으로 죽은 순애(김슬기)가 봉선의 몸에 빙의된 것. 처녀귀신으로 죽은 게 억울해 남자들을 ‘후리고’ 다녔던 순애는 봉선에 몸에 들어가 자신의 화끈한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며 봉선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17일 방송에서는 고열에 시달리던 봉선이 병원에 실려가고, 그 과정에서 순애가 빠져나오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후 봉선은 다시 예전의 착한 캐릭터로 돌아오고, 왈가닥 봉선에 길들여졌던 사람들은 또다시 변한 봉선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결국 선우(조정석)는 봉선을 데리고 정신과에 데려가고, 의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환청과 환각 증세가 있다고 한다.
그 말에 막말을 했던 자신을 반성한 선우는 봉선에게 양배추죽을 끓여줬고, 두 사람은 한층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날 방송 말미 순애는 다시 봉선의 몸에 빙의를 시도해 봉선의 캐릭터는 다시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주변 사람들의 눈도 제대로 못보고 늘 ‘죄송하다’만 외치던 봉선. 다소 답답한 캐릭터였던 봉선은 순애가 빙의된 후 선우에게 “한번만 하자”고 덤빌 정도로 적극적인 캐릭터가 된다. 같은 사람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캐릭터 변화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 두 캐릭터를 박보영이 완벽하게 해냈다는 점이다. 박보영의 180도 다른 연기에 정말 귀신이 빙의됐나 생각될 정도. 극 상황에 시청자들이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오버쟁이’ 봉선을 연기할 박보영의 연기에 다시한번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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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귀신님’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