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4' 스눕독vs서출구, 음악도 스포츠처럼? '다른 관점'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7.18 15: 38

'경쟁'에 대한 다른 관점을 보여준 한 회였다.
17일 방송된 엠넷 '쇼미더머니4'에서는 예고편 등장에서부터 비상한 관심을 싸이퍼(래퍼들이 모여 프리스타일 랩을 하는 것) 미션이 본격 공개됐다. 세계적인 래퍼 스눕독 앞에서 3차예선을 통과한 합격자들은 마이크 뺏으며 경쟁에 임했다.
스눕독은 "자유로운 래퍼를 원한다. 편안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무대에서는 난장판이 벌어졌다. 수십명의 참가자들은 스눕독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서로 마이크 뺏기 경쟁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도 벌어졌다.

공개 전부터 힙합 팬들을 넘어 대중에게서도 분분한 반응이 나왔던 싸이퍼 미션은 결과적으로 서출구라는 힙합 뮤지션을 각인시켰다. 그는 해당 미션을 스스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프리스타일 랩의 최강자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서출구는 제한시간이 끝날 때까지 마이크를 잡지 않은 채 다른 출연자들의 랩을 들었다. 남은 시간이 1분 미만이었지만 마이크를 양홍원에게 양보했다. 이후 비트가 거의 끝날 무렵 마이크를 잡고 랩을 했다. 그러다가 제한시간에 걸려 랩을 이어나가지 못했고 결과는 탈락이었다. 
스눕독은 이후 이번 미션에 대해 "마치 스포츠와 같다"라며 "경기 중에는 서로를 이기기 위해 아무도 악수하지 않고 웃지 않는다. 무슨 이유던 간에 열시히 싸우지만 경기 후에는 같이 악수하고 같이 웃는다. 이 모든 게 경기의 일부분일 뿐이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인생을 살다보면 따라야 할 룰이 있다는 것을 배울 것이다. 나도 프리스타일로 유명하다는 서출구의 랩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너무 착하게 행동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치열하게 경기에 임하고 마이크를 쟁취했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게 음악이든 스포츠든 경쟁에 임한 이상, 치열하게 자신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출구는 이런 룰을 지키지 않았다. 아니, 시스템을 스스로 이탈했다. 그리고 그는 그 배경을 자신의 SNS에 대해 설명, '싸이퍼'에 대해 "하기 싫어서 안 한 것"이라며 심경을 솔직하게 밝혔다.
서출구는 지난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마이크를 양보한 건 착해서가 아니라 내가 하기 싫어서였어요"라며 "시스템에서 정해준 룰 때문에 동생 앞에서 마이크 뺏어서 랩 하기도 싫었고. 어쨌든 한해님 말대로 시스템 안에 스스로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룰을 따르지 않겠다고 정했을 때 후회 없이 제가 스스로 떠난 것 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저는 '쇼미더머니'의 결론도 아니고 저의 결론도 '쇼미더머니'가 아니에요. 앞으로 다른 길을 걸어갈 저도 지켜봐 주세요"라고 글을 맺었다.
포기인지 신념인지는 서출구 본인만이 알 것이다. 스스로 냉혹한 경쟁에 임했으면서도 철저한 승부사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 아니면 뮤지션으로서 자존심을 지켜낸 것에 대한 긍정적 평가 역시도 보는 사람의 관점 차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nyc@osen.co.kr
  '쇼미더머니4'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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