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童心), 어린아이의 마음이라고 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과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의 김영만 아저씨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잊고 살았던 유년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육아 예능프로그램이 꾸준히 사랑 받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 17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 72회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흐뭇한 미소를 자아냈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 손준호 부부의 아들 주안이는 동물과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배우 리키김의 아들 태오는 가수 슈의 일란성 쌍둥이 딸 라희와 라율을 정확히 구분해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날 주안이에게는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앵무새 앵두였다. 애교가 많은 앵두에게 주안이는 처음부터 호기심을 보였다. 앵두가 사람의 말을 따라할 때면 손을 입으로 가리며 크게 웃었다. 김소현과 손준호는 그런 주안이가 신기하고 귀여울 따름이었다. 주안이는 앵두에게 먹이를 주며 가까이 다가갔고, 주안이와 앵두는 알아들을 수 없는 둘 만의 언어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새 식구가 된 앵두의 먹이를 챙기고, 놀아주는 일은 주안이의 몫이었다. 주안이는 일어나자마자 앵두를 찾아가 말을 건넸다.
태오는 정확한 라둥이 구별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슈의 가족이 태린·태오 남매의 시골 집을 찾았다. 태린·태오와 유·라희·라율의 첫 만남은 다소 서먹했고, 부모들은 아이들이 빨리 친해지도록 대화를 이끌었다. "라둥이가 예쁘냐"는 질문에 태오는 라희를 가리키며 예쁘다고 답했다. 라율에 대해서는 "그냥"이라고 답을 얼버무렸고, 그 모습이 신기한 부모들은 라희와 라율의 자리 배치를 바꿨다. 부모조차 종종 헷갈릴 만큼 생김새가 똑같은 두 아이였지만, 태오는 라희와 라율을 정확히 구분하며 다시 한 번 "라희가 예쁘다"고 말했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빙봉은 라일리의 눈에만 보이는 상상 속 동물이다. 주안이가 앵두와 나눈 대화나, 태오가 느낀 일란성 쌍둥이인 라희와 라율의 명확한 차이는 어른들은 알 수 없는, 주안이와 태오만 알 수 있는 것들이었다. 또한 그런 자극들은 아이들을 성장시켰다. 주안이는 부모 외에도 소통할 수 있는 친구를 얻었고, 아빠와 누나의 반대에도 과자에 욕심을 부리던 태오는 '4개월 오빠'로서 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의젓함을 보여줬다.
아이들은 매 순간 성장한다. 육아 전쟁에 치이거나 바쁜 일상에 얽매이면 그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쉽지 않다. 아이들의 소박한 일상을 담담히 담아내는 '오마베'는 어쩌면 유용한 '기억 저장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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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