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동아, 뻔한 첫사랑+불륜? 명품드라마로 남았다[종영①]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7.19 07: 45

‘사랑하는 은동아’는 요즘 드라마와는 달리 흔한 첫사랑을 소재로 그린드라마로 방영 전 ‘뻔하지 않을까’라는 의심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첫사랑을 애잔하게 풀어내며 중년의 시청자들에게는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자극하고 젊은 시청자들에게는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지난 18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극본 백미경, 연출 이태곤 김재홍)는 은동(김사랑 분)과 은호(주진모 분)의 20년 세월에 얽힌 기적 같은 사랑을 그린 서정 멜로드라마. 드라마 내용만 들으면 뻔한 얘기였다. 물론 해피엔딩까지도 예상되는 드라마였다.
하지만 ‘사랑하는 은동아’는 그저 그런 첫사랑 드라마가 아니었다. 10대부터 사랑의 열병을 앓던 20대를 지나 깊어 질대로 깊어진 30대에 이르기까지, 요즘은 찾아 볼 수 없는 절대적 사랑으로 시청자들에게 설렘과 가슴 시린 애틋함을 선사했다.

요즘 남녀들 사이에서 애매한 ‘썸’ 관계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사랑하는 은동아’는 평생 한 여자만을 사랑한 남자의 스토리를 담았다. 진부한 사랑얘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계산이 바탕이 된 썸과 밀당에 지친 시청자들을 위로하는 드라마였다.
‘사랑하는 은동아’는 은호와 은동의 첫사랑을 10대 때부터 그렸다. 은호와 은동이 17살과 13살 때 처음 만나 서로에게 전부인 것처럼 살아가다 어쩔 수 없이 헤어지고 그러다 10년 뒤 20대 때 우연히 만나 사랑을 키웠다. 이제는 두 사람을 방해할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또 헤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은동이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려 은호를 완전히 잊고 살아가게 된 것. 그로부터 10년이 또 지났고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이들은 운명이었다.
은동은 자신을 강제로 차에 태워 달리다 사고를 내고 기억까지 잃게 한 재호(김태훈 분)와 결혼, 아이까지 있었지만 결국엔 은호와 만났다. 아이 라일(박민수 분)도 은호의 아들이었다. 재호만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은동와 은호는 진즉에 첫사랑을 이루고 함께 살 인생이었다. 하지만 끝내 은동은 기억을 찾았고 은호와 사랑을 키워나갔다. 은동이 결혼한 상태라 중간에 우여곡절의 시간이 있었지만 두 사람은 20년에 걸친 첫사랑을 이뤘다.
‘사랑하는 은동아’는 은동이가 결혼한 상황에서 은호와 재회해 사랑하는 걸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불륜 아니냐’, ‘결국엔 막장이다’ 등의 평을 받았다. 극 중에서도 은동과 은호는 사람들에게 불륜관계로 손가락질을 받았다. 하지만 교통사고와 기억상실증이라는 장치로 은동과 은호의 만남에 명분을 줬다. 또한 종영에 가까워질수록 두 주인공의 스토리가 지루하게 전개되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평 속에서도 ‘사랑하는 은동아’는 뻔한 첫사랑 얘기를 뻔하지 않게 풀어내며 첫사랑의 향수를 건드려 ‘명품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초반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 것처럼 끝까지 첫사랑의 감성을 담아냈다. 은동과 은호의 순애보를 섬세하게 그렸고 특히 주진모와 김사랑의 애절한 눈빛과 감정연기가 ‘사랑하는 은동아’를 더욱 명품으로 만들었다. 향수를 자극하는 첫사랑이라는 소재와 감독의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력이 완벽한 3박자를 이루며 시청자들에게 큰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한편 ‘사랑하는 은동아’ 후속으로 이범수, 윤계상 주연의 ‘라스트’가 오는 24일 오후 8시 4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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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사랑하는 은동아’ 화면 캡처,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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