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걸그룹·보이그룹 아닌 '무한도전' 대첩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7.20 07: 05

올 여름 연이어 출격하는 톱 걸그룹과 보이그룹 사이에서 진정한 승리는 '무한도전'에 돌아간 모습이다.
지난달 말부터 내달까지 국내 가요계에서 손에 꼽히는 톱 아이돌 그룹들이 컴백하고 있는 가운데,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가요제를 시작하면서 가요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크게 드러나는 곳은 일단 음원차트다.
사실 올 여름은 걸그룹 대전이라 부를 만큼 많은 걸그룹과 틈틈이 보이그룹들까지 컴백했다. '넘버원', '넘사벽'의 소녀시대부터 탄탄한 음원파워를 자랑하는 에이핑크와 씨스타, 11년차 아이돌 슈퍼주니어까지 컴백 라인업이 어느 때보다도 화려했다. 더불어 신흥 음원 강자인 가수 크러쉬 등도 선전 중이다.

물론 많은 아이돌 팀이 컴백과 동시에 음원차트 '올킬'과 음악방송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무한도전' 가요제 방송 때마다 음원차트까지 술렁이며 색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걸그룹 EXID는 '직캠'으로 역주행 효과를 누렸다면, 가수 자이언티와 밴드 혁오는 '무한도전' 효과로 새로운 역주행을 기록 중인 것. 특히 혁오의 경우 한 곡 이상을 음원차트 10위권에 올렸고,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도 꾸준히 실시간차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혁오는 이미 '무한도전' 출연 전에도 실력파 밴드로 주목받고 있었다. '무한도전'은 실력파 밴드 명성 앞에 대중성을 부여한 셈이다. 음원차트만 봐도 혁오의 '무한도전' 출연 전과 후가 분명히 나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혁오의 노래가 좋고, 음악적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대중이 계속해서 이들의 음악을 듣는 것이지만 이들의 음악을 알린 '무한도전'이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게 됐다.
혁오에 이어 가수 자이언티까지 히트곡 '양화대교'로 10개월 만에 다시 음원차트 1위에 올랐다. 이 곡은 발표 당시에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막강한 신곡들의 공세에도 '무한도전' 방송 후 음원차트 1위에 재진입하게 된 것. 시청률이나 콘텐츠파워 뿐만 아니라 가요계까지 '무한도전'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된 것이다.
사실상 걸그룹이나 보이그룹의 대전이 아닌 '무한도전'이 올 여름 가요계에서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2년마다 열리는 '무한도전' 가요제야 이미 공식적인 흥행 코드가 된지 오래다. 가요제를 통해 발표된 곡이 음원차트 줄세우기를 기록하는 현상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주목할 점은 '무한도전'이 가요제 음악을 발표하기도 전, 출연자들 공개만으로도 가요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혁오의 발견과 자이언티의 역주행이 그렇고, 이들이 롱런 조짐을 보이면서 예상보다 일찍 음원차트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 봐야한다.
실제로 현재 음원차트에선 아이돌의 신곡보다 '무한도전' 출연자들의 곡들이 더 주목받고 있고, 가요제 시점 전후로 컴백 일정을 미루는 현상도 보인다. 신곡들과의 경쟁이 아닌 '무한도전'과의 경쟁이 이뤄지는 중이다. 지금의 혁오나 자이언티, 지드래곤과 태양, 박진영, 윤상, 아이유 등 '무한도전' 가요제에 참여하는 가수들의 라인업만 봐도 이들의 음원파워가 상당하기 때문에 가요계가 더 긴장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시작 전부터 아마도 가요제 후까지, 역시 '무한도전'. 국민 예능의 파급력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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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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