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연우가 ‘복면가왕’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라는 비밀 아닌 비밀이 드디어 공개됐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을 일명 ‘씹어먹은’ 김연우는 지난 10주간 시청자들을 노래로 울리고 입담으로 웃겼다. ‘복면가왕’의 인기 고공행진을 책임진 김연우의 발자취는 화려했고, 뭉클했다.
김연우는 지난 5월 17일 방송된 ‘복면가왕’ 7회에서 질풍노도 유니콘으로 출연한 배다해와 듀엣곡을 불렀다. 그가 부른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수록곡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풍부한 성량과 무대를 앞도하는 카리스마는 그가 새로운 가왕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후 그는 ‘가질 수 없는 너’, ‘만약에 말야’, ‘이 밤이 지나면’, ‘사랑 그 놈’, ‘사랑할수록’ 등을 부르며 시청자들에게 노래 선물을 했다. 첫 무대 이후 주로 풍부한 감정 표현이 중요한 발라드를 폭발력 있게 불렀다. 그의 노래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이 됐고, 특유의 재치 넘치는 말은 웃음을 안겼다. 뭔가 귀찮은 듯 툭툭 내뱉는 말투는 안방극장을 웃겼다. 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내공이 발휘됐다. 그가 무대 중간 중간에 던지는 농담은 상당히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야말로 지난 10주간 김연우 열풍이었다. 많은 시청자들은 클레오파트라가 김연우라는 것을 알면서도 입 밖으로 내지 않는 재밌는 약속을 지켰다. 그러면서도 클레오파트라 관련 댓글에 김연우를 연상하게 하는 농담을 던지며 하나의 놀이쯤으로 여겼다. 김연우 역시 즐겼다.
그는 자신의 콘서트에서 게스트로 클레오파트라를 초대하는 대범한 행동을 했다. 콘서트를 찾은 관객 모두 진실을 알고 있었지만 김연우는 “게스트를 초대했는데 왜 힘든지 모르겠다”면서 능청을 떨었다. 그의 4연승이 즐거웠던 것은 노래가 안기는 감동 뿐 아니라 노래 외에 입담이 즐거웠기 때문.
김연우는 19일 방송된 가왕전에서 노래왕 퉁키에게 가왕 자리를 넘겨줬다. 이날 클레오파트라는 두루마기를 차려입은 채 부채를 들고 나와 놀라움을 줬다. 5연승에 도전하는 그가 선택한 곡은 '한오백년'이었다. 청아한 대금 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노래를 시작한 그는 '한오백년'과 '진도아리랑'을 오가며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창을 해냈다. 이를 듣는 연예인 판정단은 "눈물이 나오려 한다"고 표현할 정도.
노래왕 퉁키는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42대 57로 15표 차이였다. 노래왕 퉁키는 소감으로 "아직도 소름이 돋아서 지금. 사실 큰 기대를 안 하고 준비하고 왔었는데 너무 큰 자리를 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소감을 표했다.
클레오파트라는 "잘하지도 않는 노래 오래 사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다.오래 살지 않았지만 정말 행복했던, 그런 시간이었다. 엄마, 나 이제 얘기할 수 있어. 나야 엄마"라고 재치 있게 말했다. 김연우다운 화법이었다. 독주는 끝났고 김연우는 ‘복면가왕’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여운은 한동안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jmpyo@osen.co.kr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