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너사시’ 하지원, ‘민폐녀’ 맞는데 왜 밉지 않을까?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7.20 06: 55

‘민폐녀’가 맞는데, 왜 밉지만은 않은 걸까? 그저 34세 그 여자가 처한 상황에 몰입하게 된다. 남녀주인공은 마음을 드러내지 못해 고민하는 남자와 다시 찾아온 옛 사랑으로 인해 갈대처럼 흔들리는 여자의 마음을 그럴듯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두 남자의 사이에서 이런저런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하나 역의 하지원은 옛 사랑에 아파하고, 자신을 찾아온 또 다른 사랑 앞에서는 무디게 구는 34세 ‘어른 아이’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어 명불허전 ‘로코퀸’의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극본 창작집단 가일 연출 조수원 이하 '너사시')에서는 3년 전 약혼식에서 자신을 떠나버린 줄로만 알았던 서후(윤균상 분)가 사실은 뒤늦게 식장을 찾아왔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하나(하지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현재 하나는 갑작스럽게 자신의 앞에 찾아와 마음을 흔들어 놓는 서후로 인해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른 연인들과도 여러 번의 이별을 겪었지만, 그가 그토록 서후를 미워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서후가 한 때 결혼을 약속할 만큼 깊이 사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약혼식에 나타나지 않았던 서후와 이별을 하고, 그렇게 3년이 시간이 흐른 후 하나는 자못 뻔뻔한 태도로 자신에게 대시하는 옛 남자친구의 모습에 분노했다. 그러나 업무상 그는 회사와 협업을 약속한 유명 피아니스트인 서후를 집중 관리해야했고,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감정들이 오고갔다. 그러던 중 서후를 대하는 하나의 태도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사건이 생기는데, 서후와 그의 스승의 대화를 우연히 듣다 그가 3년 전 약혼식에 뒤늦게 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일이었다. 하나는 “다시 널 잃지 않을 힘을 키워서 다시 너랑 시작하고 싶어서 왔다”는 서후의 말에 고민했다.
그 사이 하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기 시작한 원은 고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과거 술에 취한 하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 적이 있었던 그는 회사에서 에이스들에게만 주어진다는 해외연수 기회를 제안 받고도, 하나를 떠나고 싶지 않아 이를 포기했다. 포기를 한 날, 그는 하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려는 듯, 미리 사둔 목걸이를 가지고 둘만의 아지트로 가 이벤트를 준비했다. 하나에게 문자를 보낸 원이 아지트에서 기다릴 동안, 하나는 자신과의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서후의 모습에 또 한 번 흔들렸다.
하나는 일에서는 완벽하지만, 연애는 늘 ‘새드 엔딩’이었다. 그의 옆에는 늘 원이 있었기에 사실, 누구도 둘 사이를 깊이 파고들어올 수 없었던 것. 가끔 친구로만 여겼던 원의 모습에 설렘을 느껴 당황하기도 하고, 되돌아온 옛 사랑으로 인해 아파하고, 자신에게 굴욕을 준 옛 남자친구의 부인 앞에서 당당한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하나의 모습은 평범한 여자들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어 공감을 자아낸다. 특별히 이를 연기하는 하지원은 상황에 따라 갈대처럼 변하는 하나의 마음을 섬세하고도 순발력 있게 연기하며 드라마에 대한 몰입을 끌어낸다. 떄문에 그의 캐릭터는 평범한 '민폐녀'로 끝날 수 있었음에도 불구, 점점 더 심화되는 짝사랑 연기를 보여주는 이진욱과 함께 좋은 균형을 이뤄내고 있다.  
한편 '너사시'는 인생의 반을 사랑보다 먼 우정보다는 가까운 '연애불가' 상태로 지내온 오하나(하지원 분)와 최원(이진욱 분)이 겪는 아슬아슬한 감정들과 성장통을 다루는 로맨틱 코미디다. 대만드라마 '연애의 조건'(아가능불회애니)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5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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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사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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