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의 폭풍 비난을 들으며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는 ‘파랑새의 집’. 이젠 유치한 폭로전 양상까지 띠고 있다. 천호진과 최명길이 돌아가며 서로의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는 사실을 폭로, 점입가경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드라마 어디까지 바닥을 치려고 그럴까. 심히 걱정이 된다.
KBS 주말극 ‘파랑새의 집’은 처음에 힘든 현실 속에서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리겠다는 아주 건전한 포부로 드라마의 문을 열였다. 하지만 중간에 작가가 교체되고 나서, 드라마는 점점 산으로 갔다.
일일극이나 주말극들이 쉽게 차용하는 소재들이 마구 등장하기 시작한 것. 출생의 비밀, 복수, 절대 악의 캐릭터 등이 차용되며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대열에 올랐다.
19일 방송에서는 원수가 된 태수(천호진)와 선희(최명길)가 유치한 폭로전으로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는 모습을 보였다. 수경(이혜숙)이 자신의 악행을 모두 알게된 것에 분노하던 태수는 지완을 찾아 따지려 하고, 그런 태수에게 선희는 자신이 그 사실을 폭로했노라 이야기한다.
태수는 “이제 상준이 처라고 대우해주지 않겠다. 직원들 다 있는 회사에서 그렇게 창피를 준 것도 모자라, 이제 내 아내에게까지...”라며 전면전(?)을 펼칠 것을 경고했다. 그 다음날 태수는 은수(채수빈)를 찾아가 “네 엄마는 정애다. 너를 키워준 선희씨네 돈을 훔친 정애가 네 엄마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밝힌다.
여린 은수는 충격을 받고 그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태수는 선희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선희는 “어떻게 내 자식에게 그런 사실을 말하냐. 엄마가 얼마나 무서워질 수 있는지 두고 봐라”고 지지 않았다.
점점 유치한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는 ‘파랑새의 집’. 희망을 얘기하는 제목이 너무나 아까울 정도다. 시청자들의 욕을 먹을수록 더 독해지고 있는 이 드라마를 어이해야 하나. 시청자들에게 종영을 기다리게 하다니, 참 비극이다.
bonbon@osen.co.kr
‘파랑새의 집’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