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복면가왕', 어떻게 '슈퍼맨' 제치고 최강자 됐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7.20 12: 32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복면가왕’이 귀여운 세 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가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제치고 동시간대 1위에 올라섰다. 모두가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불과 4개월여 만에 이뤄낸 성과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 50주 넘게 동시간대 1위였던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어떻게 꺾었을까.
‘복면가왕’은 지난 설날 파일럿 방송으로 출발했다. 첫 방송 전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구성의 예능이라는 제작진의 설명은 큰 기대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워낙 노래 경연 프로그램이 남발하면서 흥미가 떨어진 시점이었다. 허나 ‘복면가왕’은 EXID 멤버 솔지의 재발견을 이끌며 설날 내내 화제를 일으켰다. 정규 편성이 확정된 이 프로그램은 설날 파란의 또 다른 주인공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함께 어느 시간대에 안착할지 관심을 받았다.
때마침 ‘일밤’은 ‘아빠 어디가’의 후속인 ‘애니멀즈’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게 밀려 시청률 2~3%대를 찍을 때였다. 결국 ‘복면가왕’은 ‘일밤’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송일국의 세 쌍둥이인 대한, 민국, 만세의 인기로 승승장구할 때였다. 시청률 6.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광고 제외)로 출발한 ‘복면가왕’은 정규 첫 방송부터 놀라운 화제성을 자랑했다. 방송 후 복면 속 숨은 가수가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이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상위권을 휩쓸었다. 시청률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밀렸지만, 화제성만큼은 방송 초반부터 부럽지 않았던 것.

출연 가수가 등장할 때마다 목소리만 듣고 누구인지 맞히는 재미가 있는데, 이 같은 추측의 묘미는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관심을 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노래를 듣는 재미와 함께 복면을 벗을 때마다 벌어지는 반전의 쾌감 혹은 재발견의 감동이 시청자들이 예능프로그램에 바라는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보통 노래 경연 프로그램이 너무도 진지해서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복면가왕’은 복면 속에 숨은 가수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숨기는 놀이라는 자세로 임하는 까닭에 발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추론을 하는 판정단의 재기발랄한 농담 역시 이 같은 무겁지 않은 분위기 형성의 주된 이유다. 예능프로그램이 진지한 의미를 찾다가 재미를 잃어버리는데 적당한 감동을 선사하면서도 가벼운 흥밋거리를 놓치지 않는 게 ‘복면가왕’의 인기 비결이다.
그 와중에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독주도 프로그램 인기에 도움이 됐다. 지난 19일 김연우가 클레오파트라였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밝혀진 가운데, 10주간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를 알고도 모른 척 해야 하는 재미가 상당했다. 당사자와 제작진이 입 밖으로 내지 않았을 뿐이지 일정 시간이 흐른 후 클레오파트라가 김연우라는 사실은 전국민이 알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었다. 이 가운데 정체를 알고도 이를 숨기려고 애를 쓰는 클레오파트라와 제작진을 보는 재미가 컸다. 누군가는 독주를 막기 위해 ‘명예졸업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지만 독주가 만드는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증명한 셈이었다.
그리고 ‘복면가왕’은 19일 기적을 이뤘다. 20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복면가왕’은 코너별 전국 시청률(광고 제외)에서 16%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슈퍼맨이 돌아왔다’(13.7%), SBS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4.4%)를 제치고 1위를 나타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50주가 넘는 기간 동안 지켜온 왕좌를 ‘복면가왕’에게 내주게 됐다. 김연우는 클레오파트라의 복면을 벗으며 프로그램을 떠났다. 노래왕 퉁키라는 새로운 가왕이 탄생한 가운데 ‘복면가왕’의 인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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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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