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혁오·자이언티 1위, '무도파워'가 어딘가 씁쓸하다면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7.21 07: 46

올 여름 대전의 최고 수혜자는 혁오가 될까. 벌써부터 가요계를 긴장시키는 '무도 파워'다. 그리고 이런 '무도 파워'가 어딘가 씁쓸하다는 시각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
21일 오전 7시 기준, 혁오의 '와리가리'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실시간 1위를 달리고 있다. 네이버뮤직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혁오의 또 다른 곡인 '위잉위잉'은 지니 1위를 비롯해 멜론 3위, 올레뮤직 2위를 각각 장식했다.
그런가하면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는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엠넷닷컴에서 1위, 멜론에서는 2위에 올랐다.

이들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가요제' 참가자들로 해당 곡들은 프로그램 내에서 소개된 바 있다. '무한도전'의 화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와리가리'는 지난 5월 28일 발매됐다. 공개 당시에도 워낙 단단한 팬층을 지닌 뮤지션이라 인디 장르임에도 음원성적이 좋았다. 하지만 '무한도전'을 통해 이들의 노래가 대중적 파급력을 갖게 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무한도전'을 통해 보다 널리 '보급'이 됐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무한도전'과 세련되면서도 듣기 좋은 혁오의 음악이 젊은 층의 입맛에 딱 맞아떨어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또한 '무한도전'이 갖춘 대중성과 혁오가 갖춘 '신선함'의 콜라보레이션도 한 몫 단단히 했다는 평. 이에 혁오 측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간 (우리에게) 없었던 일이기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한 일이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던 바다.
이미 음원강자로 유명한 자이언티는 이런 예능 버프가 필요없는 가수있지만, 어쨌거나 그의 대표곡 '양화대교'는 '무한도전'을 통해 또 한 번의 역주행을 그려내고 있다. 무려 10개월만의 일이다. 노래를 발표했던 당시 자이언티는 이 곡에 대해 "양화대교는 아버지를 뜻한다. 어느 날 문득 제가 가장이 된 것을 깨달았을 때, 노래에 대한 영감이 떠올랐다. 아버지가 걸어간 ‘가장’이란 길을 이어받아 같은 위치에 서서 느낀 가족의 얘기다. 이 노래를 젊은 가장들과 모든 가족들에게 바치다”고 전한 바 있다. 언제 들어도 리스너의 마음을 뭉클하게 적시는 이 노래의 역주행은 새삼 놀랄 일도 아니다.
이런 '무한도전'의 음원차트 장악은 이미 예고됐던 바. 이에 대한 비판의 시각은 꾸준히 존재하고 있다. '무한도전'이 시장의 질서를 흐뜨려놓고 가수의 영역에 침범한다는 비판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지만, 결국 실력있는 뮤지션 역시 음악 자체가 아닌 예능으로 알려진다는 사실이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는 대목이다. 한 음악 관계자는 "사실 좋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많이 있는데, '무한도전' 같은 곳에 나오지않는 대중의 사랑은 커녕 알려지지도 못한다는 것을 다시한 번 확인시켜 주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렇게 영향력을 갖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이 그래도 메이저와 마이너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는 것을 고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가요제 라인업의 풍성함을 위해서인지 PD 개인의 성향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나, 라인업이 메이저 일색으로 채워지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어쨌든 당장 눈 앞의 음원차트 요동 등을 차치하더라도, 해당 분야에 관심없던 단 1인에게라도 새로운 음악을 소개해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혁오에 앞서 장미여관, 10cm등이 그랬다.
인디밴드가 하나씩 나와 시청자들이 소개를 받는 것은 좋지만, 어쨌든 이런 '무한도전'의 가요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라면, 메이저와 마이너를 떠나 어떤 장르의 뮤지션이든 반짝할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 기회를 잡느냐 못 잡느냐는 자기 역량에 달렸다는 것을 상기하면 될 듯 싶다.
한 음악산업 관계자는 "솔직히 비판적인 일부 팬들에게는 일종의 '부심'도 있다. 자신만이 아꼈던 음악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인기를 얻는 것에 대한 반감이다. 더불어 '무한도전'을 통해 유명해졌다기 보다는, 어느 정도 자신만의 확고한 음악적 색깔로 그 실력을 인정받는 팀들이 소개했을 때 파급력이 있다. 무한도전 가요제를 통해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이들을 딱 잘라 '무한도전'이 배출해 낸 가수들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라고 전하기도 했다./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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