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큰 꿈을 꾸는 것에 대해 그는 스스로도 “허무맹랑”하다고 표현했다. 그럼에도 불구, FNC 한성호 대표는 그 ‘허무맹랑’해 보이는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남들의 몇 배를 노력해왔다. 자신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다. 그는 자신이 천재적인 사람이 1시간 만에 해낼 일을 100시간에 걸려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이라면 100시간에 올인 한다. 그래서 나오는 건 늘 예상치 못한, 깜짝 놀랄만한 결과들이다. 춤추고 노래하는 아이돌 천하에서 밴드 콘셉트의 아이돌 FT아일랜드, 씨엔블루를 성공시킨 것도 그랬고, FNC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시킨 것도 그랬고, ‘국민MC’ 유재석을 영입한 것도 그랬다. 늘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에게 종합엔터테인먼트이자 콘텐츠 제작사로서 FNC엔터테인먼트의 미래와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유재석, 그 이후..“추가 영입 있다”
단언컨대, 유재석 이후 추가 영입 계획은 “있다”. 한성호 대표는 “추가 영입은 반드시 있고, 누가 되든 모든 가능성 열어 놨다. 현재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유재석과 손을 잡고 난 후, 곳곳에서 온갖 추측들이 올라왔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전부 FNC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고, 김태호PD도 계약을 했다는 말도 돌았었다.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것이다. 한성호 대표는 “PD와 작가 영입의향도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있다. 예능 제작이나 이런 부분들 때문에, 접촉도 하고 얘기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이처럼 ‘예능 강국’을 지향하는 이유는 뭘까? 특히 많은 연예기획사들은 예능이나 드라마 콘텐츠를 제작에 도전했다 쓴 맛을 보고는 한다. 한성호 대표는 “실패도 있을 것”이라며 과정에서 겪을 실패까지도 감수하겠다는 남다른 의지를 보였다.
“(제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에 가수를 제작할 때도 ‘가수를 제작해서 성공하는 건 힘들다’고 얘기를 했었어요. 그런데 저는 했습니다. 콘텐츠를 제작해 성공하는 건 힘들어요. 그래도 성공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제 목표에요. 그러려면 실패도 있을 거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남들이 안 가는 길을 건너뛰어서 갈 수 없다고요. 다만, 남들은 10년에 가는 길을 5년에 간다면 그건 우리 회사가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하죠. 시행착오를 줄여서 콘텐츠를 잘 만드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그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은 “젊음” 때문이다. 늘 앞에서 책임을 져왔고, 회사의 규모가 커졌다고 해서 자신의 책임이나 역할이 달라지는 것은 없다. 젊기 때문에 앞장서서 나갈 수 있고, 실패를 감수하고 책임을 질 수 있다.
“많은 매니지먼트사가 콘텐츠를 만들려고 들어와서는 대부분 실패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저는 콘텐츠를 만들 때도 제가 거의 앞에서 진행을 해요. 그런 얘기를 한 적 있어요. ‘저희 회사는 젊다’고요. 저도 아직 젊어요. 뒤에서 보고받기엔 더 일하고 싶은 게 많습니다. 콘텐츠를 만들 때도 남들보다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아요. 정말 잘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쟤네 드라마, 콘텐츠 만들어도 잘 하네’ 이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야 포장이 종합엔터가 아닌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회사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게 회사가 가야할 길입니다. 빨리 해야 해요.”
유재석의 영입 소식이 알려진 당일, 이는 한성호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놀라운 일이었다. 유재석과의 만남은 극비로 준비했는데, 아내에게까지도 비밀로 했다고. 소속 가수들은 유재석의 영입을 (당연한 일이겠지만) 반겼다. 한 대표는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 등 소속 가수들이) ‘와, 대박’ 이런 반응을 많이 보이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유재석 씨가 들어오면서 회사 아티스트들에게 본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너무 본이 되게 잘 관리 하시니까요. 사생활 측면도 그렇고요. 그리고 용하와 홍기가 중국에서 인기가 있고, 설현이도 이민호 씨와 영화를 찍어 좋은 반응을 받고 있어요. 거기에 중국에서 예능인으로 유재석 씨 같이 ‘핫’한 분이 함께 하게 되니 요즘 중국 시장에서 우리 회사에 대한 관심도가 커진 것 같아요.”
◆ ‘끼워 팔기’ 의혹? “콘텐츠 죽이면서까지는 NO!”
유재석의 영입 후, 일각에서는 제작사를 겸하고 있는 FNC엔터테인먼트의 ‘끼워 팔기’가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대해 한성호 대표는 “‘후아유-학교2015’에도 우리 회사 소속 연기자는 없었다”며 첫 제작 드라마의 예를 들어 안심시켰다.
“‘우리가 기획한 작품에 소속사 연기는 끼워 팔기로 눈치 보이니 다 안 들어가’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합동해서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어떤 작품에서는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아닌데 콘텐츠를 죽이면서까지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것 말고도 다양하게 많이 할 거니까. ‘윈-윈’이 되는 경우에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모든 일에 ‘머스트 비’는 없어요. 꼭 해야 한다는 없는 거죠.”
FNC엔터테인먼트가 궁극적으로 그리는 그림은 그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하다. 어쩌면, 깜짝 놀래키기를 좋아하는 한 대표의 성향이 이를 그렇게 보이도록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저도 궁금해요. 매니지먼트를 잘 하고, 콘텐츠를 잘 만드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매니지먼트가 주고 콘텐츠가 부수적인 이런 게 아니라. 콘텐츠 제작도 매니지먼트처럼 강하게 하는 게 목표에요. 잘 만들어보고 싶어요. 항상 그래요. 저희 회사가 작았다가 상장을 하고, 이런 부분들이 하나하나 다 의외성이라 얘기들을 하세요. ‘어? 저기가?’ 그런 게 제가 공격적으로 모험하고 올인을 하니 가능했던 것 같아요. 재밌지 않나요? 저도 저희 회사가 궁금해요.”
쉼 없이 달려올 수 있는 원동력은 역시나 ‘초심’이다. 한성호 대표는 “꿈을 가진 것에 대해 한 번도 뒤돌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너무 재밌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재미도 좋지만 혹 너무 쉼없이 달려만 온 것 아닐까? 쉼이 필요한 것은 아니냐고 물었더니, 재밌는 대답이 돌아왔다.
“오래 무명이라 못 달렸어요. 제자리 뛰기를, 몸을 얼마나 풀었는데요.(웃음) 몸을 7,8 년을 풀었어요. 출발선에서 뛰질 못하고 9년을 하다 이제 뛴 건데요. 더 열심히 달리고 싶습니다.”/eujenej@osen.co.kr
FNC,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