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상류사회'는 박형식과 임지연을 위한 드라마다. 흔히 말하는 '인생작'을 만났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박형식과 임지연은 꼭 맞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 제몫을 해내고 있다. '박형식에 의한, 임지연을 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박형식과 임지연이 SBS 월화드라마 '상류사회'(극본 하명희, 연출 최영훈)에서 갖는 지분은 상당하다. 누가 주인공이고 서브이고를 떠나서 이들 커플 때문에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는 반응이 꽤 많다. 특히 박형식은 지금까지 맡아왔던 역할 중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 시청자를 홀리고 있는 중. 임지연 역시 영화 속 어두운 이미지를 지우고 통통 튀는 캐릭터로 변신에 성공했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상류사회' 14회에서는 유창수(박형식 분)와 이지이(임지연 분)가 더욱 엇갈리면서 아픈 사랑을 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처음부터 '연애와 결혼은 별개'라고 선언하고 지이를 만나온 창수는 지이와의 진짜 이별 앞에 무너졌고, 지이도 창수를 잊으려 노력하면서 씩씩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 가장 폭발적이었던 장면은 창수의 오열이었다. 술에 취해 숨어서 몰래 지이를 지켜보고, 집에 와 그가 선택한 어머니(정경순 분) 앞에서 오열하며 "못하겠다. 이지이를 사랑한다"라고 말하는 창수의 모습은 시청자에게까지 그 감정이 전해질 정도로 깊었다. 박형식은 어느새 눈물 연기쯤은 가뿐하게 소화하는 '진짜 배우'가 돼 있었다.
지이도 창수를 보며 힘들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친구 장윤하(유이 분)와 최준기(성준 분) 앞에서는 짐짓 밝은척 했지만, 밤늦게 홀로 눈물을 흘렸다. 우연히 창수의 모습을 보며 뒤에서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씩씩하게 먹고 살 걱정을 하는 캐릭터였다.
유창수와 이지이는 '상류사회'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다. 두 사람의 '케미'는 물론, 캐릭터 각각이 갖고 있는 매력이 상당했다. 그래서 까칠하고 도도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능청스럽고 로맨틱한 멜로를 아는 창수와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운 지이의 만남에 더 많은 호응을 보냈다. 윤하와 준기의 사랑이나 장경준(이상우 분)의 실종 사건 등 다뤄야 할 이야기가 많지만, 창수와 지이의 사랑이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능청스럽게 창수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있는 박형식의 진가도 거론되고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의 허당 아기 병사를 지나 드라마 '나이', '상속자들', '가족끼리 왜이래' 등을 거치면서 점점 성장한 모습이 보였다. 눈물·감정연기는 물론, 멜로까지 되는 배우로 들어섰다. 특히 창수는 매력을 집약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인데, 이날 방송에서 보여준 숨죽인 오열 장면 등은 배우 박형식을 다시 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식만 만나면 더 매력적으로 변하는 임지연도 '상류사회'를 인생작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탄탄하게 올라서고 있는 중이다. 영화 '인간중독'이나 '간신'에서 어둡고 사연 있는 캐릭터를 맡았다면, 이번에는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새로운 매력을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창수와 지이 커플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처럼 박형식과 임지연에게도 호평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종영까지 단 2회를 앞두고 이별로 힘들어하는 창수와 지이의 모습이 그려진 가운데, 박형식과 임지연이 얼마나 더 매력적인 이야기와 연기로 남은 분량을 채워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상류사회'는 황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재벌 딸과 황금사다리를 오르려는 개천용 두 사람의 불평등한 계급 간 로맨스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와 희망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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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