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코코엔터 파산..정신 차리고 살겠다"[인터뷰①]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7.22 10: 00

연예기획사 코코엔터테인먼트(이하 코코엔터)가 지난 6월 파산한 가운데, 공동대표를 맡았던 개그맨 김준호가 그간의 심경을 전했다.
김준호는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취재진과 만나 "작년부터 코코엔터와 관련한 송사를 겪으면서, 웃음을 줘야 하는 개그맨이 인상을 찌푸리는 일만 보여줘 죄송하다. 얼마 전에 코코엔터가 파산했다. 나에 대한 억측이 많았던 것 같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한다. 정신 차리고 살아갈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김준호는 코코엔터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는 말에 "코코엔터가 설립되고 1년 후에 케이앤씨푸드라는 회사가 생겼다. 당시에도 후배 연예인들의 돈 문제가 있었지만 그냥 넘어갔고, 지난해 8월 재계약을 할 때 계약금을 줄 돈이 없어서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후배들에게 회사 수익이 안 나니까 적은 돈으로 계약하자고 이야기했는데, 그 계약금마저 못 줘서 내가 거짓말쟁이가 된 상황이었다. 2대 주주에게 4억 원의 돈을 빌려서, 코코엔터에 돈을 넣었다. 그런데 외식사업부로 돈이 빠지고 없었다"고 말했다.

김준호에 따르면, 대표이사 김모 씨는 소속 연기자들의 전속 계약금과 출연료의 지급 일시를 자꾸 번복하며 소속연기자들에 대한 전속 계약금과 출연료의 지급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 회사 내부 자금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내부 자금 실사를 한 결과, 김모씨의 횡령 혐의를 인지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어 "이후 2대 주주가 재무제표를 보고 투자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나는 당연히 투자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부채가 50억 원 넘게 있다는 자료를 보게 됐다. 부채를 볼 때 코코엔터는 회생 불가였다"며 "회생 불가라는 생각에 폐업을 결정했다. 그런데 일부 주주들이 회생을 위해 노력을 안 했다고 말한다. 12월에 투자한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서 투자를 받기 어려웠고 당시 후배들도 회사를 다 나갈 때였다"고 덧붙였다. 
코코엔터가 지난 1월 김모 씨의 해외 도주 이후 수십억 원의 우발 부채금액이 발생해 회생 불가 판단을 내려 폐업을 결정했을 당시 일부 투자 주주들은 김준호가 회생을 고려하지 않고 일관적으로 파산을 요청했다며 반발하는 등 법정 다툼을 이어온 바 있다. 김준호는 "내가 15% 지분을 보유한 주주고, 회사 대표고, 후배들을 다 데리고 왔으면 회계에 대해 잘 체크했어야 하는 거 같은데 방관했다. 그 책임이 있어서 누구를 탓하고 억울해할 게 없다. 그간 너무 억울해서 사방에 읍소했지만, 말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준호는 김대희와 함께 배임 혐의로 코코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 권한대행을 맡은 유모 씨에게 피소된 것에 대해 "사실 나도 짜증 나고 억울해서 그를 무고죄로 고소하려고도 생각 해봤다. 그런데 이제 시간이 지나니까 그럴 생각도 없다. 나도, 그 사람들도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나는 유씨와 함께 폐업을 이야기했었는데, 그 사람이 갑자기 내가 파산을 종용하고 배임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모르겠다. 일년에 서너 번 봤던 그 사람이 코코엔터 대표인 양 이것저것 하는 게 닭살돋았다"고 전했다.
김준호는 앞으로의 거취에 대한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김준호는 "(김)대희 형이 JD브로스를 만들었다. 코코엔터에 있던 후배들이 지금은 각자 다른 소속사에 가 있다. 소송이 끝나면 다시 모일 생각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JD브로스로 가면 배임이라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나도 책임감이 있다. 그런데 내가 이후 다른 기획사에 간다고 하면, 후배들이 더 실망하지 않을까. 나도 다른 곳에서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여서 날 기다린다고 한다. 의리를 선택하든지, 개인을 위해 좋은 매니지먼트를 찾아가든지 둘 중의 하나인데 아마 JD브로스를 갈 것 같다. 2016년에는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준호는 앞으로 또 한 번 매니지먼트 사업에 뛰어들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부정하지 않으며 "나는 일 벌이는 거를 좋아한다. 안 한다고는 할 수 없다. 아마 다시 시작하면, 회계나 경영 문제에 대해 더 철저하게 하는 데 중점을 둘 거다. 이번에 고통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법원이 코코엔터에 파산 결정을 내리면서, 지난해 11월 코코엔터 사태가 일어난 지 약 7개월 만에 사건이 일단락됐다. 코코 엔터는 김준호를 필두로 김대희 김준현 김원효 김지민 이국주 등 40여 명의 개그맨이 둥지를 틀었던 개그맨 전문 연예기획사다. /jykw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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