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드라마가 시종 동일한 패턴, 막장 논란에 휩싸이며 주춤한 사이, 케이블 드라마는 독특하고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마니아 층을 사로잡는데 성공, 이를 넘어 방송계의 새 바람을 몰고 왔다.
케이블 드라마의 약진은 원석의 배우들을 발굴하거나 혹은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응답하라1997'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확실히 입증한 서인국부터 현재 방영중인 '아름다운 나의 신부'로 재조명 받고 있는 김무열까지, 케이블 드라마를 통해 '인생캐'(연기 인생 최고의 캐릭터)를 만나 큰 사랑을 받게 된 배우들을 살펴봤다.
◇ '응답하라' 시리즈 서인국·정우 & '식샤' 윤두준
tvN 드라마들은 몇 년 전부터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실력파 배우, 또는 배우로서의 가능성이 다분한 연기돌 등을 발굴해내고 있다.
지난해 KBS 2TV '왕의 얼굴'을 통해 신인상을 수상하기 전까지 서인국에게는 ‘케이블 왕자’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Mnet ‘슈퍼스타K1’ 우승자로 데뷔한 서인국은 tvN ‘응답하라 1997’과 ‘고교처세왕’을 통해 안정적으로 배우로 발돋움했고, 케이블 드라마로 성장해 지상파 주연 타이틀을 거머쥔 대표적인 케이스가 됐다. 특히 ‘응답하라 1997’의 ‘윤윤제’ 역은 서인국의 가능성과 매력을 입증했던 결정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서인국이 이렇게 ‘응답하라 1997’을 통해 배우로서의 초석을 다졌다면, 정우는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본격적으로 재조명을 받는데 성공했다. 영화계에서는 이미 연기 잘 하는 배우로 주목 받는 유망주였지만, 정우는 ‘응답하라 1994’의 ‘쓰레기’ 역을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높은 인지도를 구축했다.
또한 올 상반기 다시금 '식샤님' 열풍을 불러 일으킨 비스트 윤두준은 tvN ‘식샤를 합시다’ 시리즈를 통해 '연기돌'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진정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tvN ‘식샤를 합시다’ 시즌 1, 2에서 ‘구대영’ 역으로 활약한 윤두준은 먹방과 함께 배역에 완벽히 몰입한 모습들로 두 시즌을 연속으로 성공적으로 이끌며 손색없는 배우로 거듭났다는 호평을 받았다.
◇ '나쁜 녀석들' 조동혁 & '아신부' 김무열
반면, ‘장르명가’로 불리는 OCN은 장르물 드라마의 특성에 맞게 배우들의 새로운 면모와 잠재력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화제작이었던 OCN '나쁜 녀석들'에서 가장 돋보였던 배우는 조동혁이다. 그는 극중 청부살인업자 ‘정태수’ 역을 맡아 전작들과는 차별화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앞서 주로 통속극 속 '실장님' 캐릭터처럼 전형적인 남성 캐릭터였던 그는, ‘나쁜 녀석들’에서 화려한 액션들로 거친 남성미를 드러냈다. 머리를 삭발하고, 볼이 패일 정도로 체중을 감량하는 등 연기 외적으로도 캐릭터에 공을 들이며 이전에 볼 수 없던 날카로운 모습도 선보였다. 당시 '나쁜 녀석들'은 '조동혁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또한 김무열은 현재 방영 중인 OCN ‘아름다운 나의 신부’를 통해 매회 박진감 넘치는 액션 씬들로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는 한편, 시청자들의 로망을 충족시키는 ‘사기캐’(사기처럼 모든 게 완벽한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최근 김무열은 첫 원톱 주연작인 ‘아름다운 나의 신부’를 통해 빛나는 존재감과 잠재력을 발산, 주연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극중 김무열은 사랑하는 신부를 잃고 괴물이 되어가는 남자 ‘김도형’으로 등장,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액션과 뛰어난 브레인, 그리고 비주얼과 스펙까지 모두 갖춘 ‘퍼펙트맨’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김무열은 한 여자를 향한 헌신적이고 애틋한 순애보와 대체불가의 감성액션을 완벽히 선보이며 자신의 진가를 톡톡히 선보이고 있다. 매회 펼쳐지는 김무열의 액션에 '아저씨' 원빈, '신의 한 수' 정우성을 잇는 수트 액션이라는 호평이 쏟아지는 등, 드라마 인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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