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셈블리’의 정재영이 보는 것만으로 가슴 벅찬 연기를 쏟아내고 있다. 정말이지 보고 있으면 계속해서 ‘기가 막히네’라는 감탄이 나온다. 시청자들을 단번에 몰입시켜버리는 그의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다.
정재영은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극본 정현민, 연출 황인혁 최윤석)에서 무식해서 용감하고, 단순해서 정의로운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어셈블리’는 데뷔 20년만에 처음 출연하는 드라마. 스크린에서 강렬하고 진한 연기를 보여줬던 그가 브라운관에서도 고스란히 그 에너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재영의 연기는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몰입시키는 힘이 있다. 첫 방송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는 지난 22일 3회분 방송에서도 놀라운 연기를 선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정재영이 등장하는 장면 모두 하이라이트였다. 눈물을 머금고 사색이 된 얼굴이며 오열하는 연기, 송윤아에게 버럭 하는 연기 등 모두 완벽했다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다. 극 중 진상필은 함께 시위했던 배달수(손병호 분)가 크레인에 올라가다 추락, 중태에 빠진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백도현(장현성 분)이 병원에 가는 걸 막자 진상필은 이를 악물고 “말 같지도 않은 말하지 말아라”라고 말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머리에 붕대를 한 채 산소호흡기를 끼고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배달수는 보고 진상필은 울음을 참지 못했다. 진상필은 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진 배달수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했다. 진상필은 “사람 개자식 만드는 방법도 참 여러 가지다. 안 그래도 능력 안 되는 놈이 국회의원 되가지고 숨 막히고 대가리 터지려고 하는데 형님 참 너무하다. 빨리 일어나라”라며 오열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정재영이 오열하는 연기는 ‘리얼’ 그 자체였다. 정재영은 함께 투쟁하던 동료의 위태로운 상황을 보고 괴로워하고 슬픔을 이겨낼 수가 없어 눈물을 쏟아내는 연기는 시청자들을 몰입시켜 진상필에 빙의한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그렇게 정재영은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빠져 볼 수 있게 하는 힘이 있었다.
또한 진상필이 장례식에 다녀온 후 최인경(송윤아 분)에게 처연한 눈빛을 하고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고 모든 걸 다 포기한 듯한 눈빛을 하는 모습은 애처로웠다. 이뿐 아니라 잠적했다가 죽은 배달수의 음성 메시지를 듣고 국회에 다시 가기로 결심한 진상필이 앞에 나서서 선서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모든 장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정재영의 입체적인 연기는 ‘어셈블리’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붉어진 눈시울, 절박한 눈빛, 애처로운 모습까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정재영의 감정연기, ‘어셈블리’를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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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어셈블리’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