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준기가 로맨틱한 키스 신으로 안방극장을 달궜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극본 장현주, 연출 이성준, 이하 밤선비) 5회에서는 음란서생을 쫓는 과정에서 양선(이유비)과 러브라인을 그리는 성열(이준기)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양선은 자신을 냉대하는 성열에게 서운함을 느꼈다. 아버지 조생(정규수)의 만류에 성열이 의뢰한 비망록 찾기까지 포기하면서 양선과 성열은 멀어지는 듯 했다. 양선은 신분을 감춘 세손 이윤(최강창민)과 함께 술을 마신 후 홀로 남아 성열에 대한 그리움을 토로했다. 성열은 음란서생과 비망록을 찾기 위해 멀리서 양선을 지켜보고 있는 상태였다.
결국 성열은 신세한탄을 하는 양선 앞에 나타났다. 만취한 양선은 성열은 환영이라 여기며 "매일 선비님이 들리고 보인다"며 고백을 했다. 성열은 그런 양선에게 가죽신을 선물했고, 직접 신겨줬다. 평소와 달리 다정한 표정과 부드러운 눈빛의 성열에게 양선은 입을 맞췄다. 성열은 당황하는 듯 했지만, 이내 양선의 얼굴을 감싸 쥐고 키스를 했다. 120년 만의 키스였다.
이는 평소 성열의 냉정한 모습과는 정 반대되는 행동이었다. 양선에 대한 호감이나 인간 세상에 대한 애틋함 등 그의 복잡한 감정이 분출된 결과였다. 성열 역의 이준기는 미묘한 표정 변화로 혼란스러운 감정의 흐름을 보여줬다. "이건 꿈이다. 깨고 나면 모두 잊을"이란 대사가 주는 아련함까지 제대로 살려내며 장면의 완성도를 높였다. 눈빛만으로도 여심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성열과 양선의 키스인 자체가 지닌 개연성이었다. 성열에겐 120년 전 자신을 위해 희생된 정혼자 명희(김소은)가 있었다. 3화에서 성열은 저잣거리에서 마주친 명희를 꼭 닮은 혜령(김소은)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명희는 성열에게 단 하나뿐인 존재였으며, 명희를 죽음으로 몬 귀(이수혁)에 대한 복수가 지난 시간을 버틴 힘이었다. 양선을 향한 성열의 키스는 다소 갑작스러웠다.
이제 성열과 양선, 이윤, 혜령, 귀 등 등장인물들의 엇갈린 로맨스와 대립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성열에 대한 양선의 마음을 모르는 이윤은 양선이 여자라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했다. 방송 말미 예고편에는 "먹고 죽으라고 준 것이다"라는 섬뜩한 대사를 내뱉는 혜령과 드디어 마주한 성열과 귀의 모습이 담겨 호기심을 자극했다. 풀어나갈 이야기가 산적한 '밤선비'가 미스터리와 로맨스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jay@osen.co.kr
'밤선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