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을 하는 건 내 발등을 찍는 도끼. 연기생활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나의 연결고리.’ 인상적인 가사다. 소지섭은 다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의 ‘힙합사랑’은 아무도 말릴 수가 없다.
비주얼은 물론 연기력까지. 따로 설명이 필요할까. 소지섭은 국내서 손에 꼽히는 대표적인 남자 배우 중 한 명. 대중의 인정을 받으며 아쉬울 것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엉뚱한 구석이 있다. 그가 쓴 가사처럼 발등을 찍는 도끼고 연기와는 상관없는 연결고리임에도 힙합을 ‘끊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가 처음 힙합 음반을 들고 나왔을 때만해도 대중의 시선은 차가웠던 것이 사실이다. 요즘 재미있는 것은 이 같은 시선들이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 오히려 그의 힙합 사랑을 응원하고, 함께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물론 전문적인 래퍼들과는 실력의 차이가 나겠지만, 대중은 실력이 아닌 또 다른 면에 포커스를 맞추며 긍정적인 반응들을 내놓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다는 것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앨범을 통해 돈을 벌어볼 생각이나, 화제에 올라보고자 하는 상업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의 진정성이 더욱 돋보이는 분위기다.
배우와 가수를 병행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화제몰이를 해보겠다는 전략적인 움직임과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소지섭은 이미 배우로서 자신의 입지를 탄탄히 다진 후에야 힙합 앨범 작업을 시작했다. 오히려 자신의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었음에도 과감히 도전했던 것.
다른 것 신경 안 쓰고 진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는 것을 들어 일각에서는 ‘소지섭이 오히려 기존 래퍼들보다 진짜 힙합다운 힙합을 하고 있다’는 평도 나오고 있을 정도. 실력의 높고 낮음을 떠나 그의 힙합 정신을 높게 산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래퍼 소지섭의 ‘간지’는 그가 몇 년간 의리를 지키면서 더욱 반짝 빛나고 있다. 지난 22일 발매한 새 앨범 ‘소 간지(SO GANZI)’에서도 어김없이 힙합그룹 소울다이브와 호흡을 맞췄다. 일본에서 열린 소울다이브의 공연이나 국내 작은 클럽에서 있었던 무대에 소지섭이 깜짝 등장해 의리를 지킨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팬들을 위한 곡 ‘소 러브(So Love)’를 만들어 뮤직비디오와 음원을 자신의 소속사 홈페이지에 무료로 공개하며 팬들과의 의리를 지키기도 했다.
한편 소지섭의 이번 가수 컴백은 지난 20일 OSEN의 단독보도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싱글 앨범 ‘18 YEARS’를 공개하고 그간의 진솔한 이야기를 음악에 녹였던 소지섭은 1년 1개월만에 돌아왔다.
배우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예정. 소지섭은 올 하반기 방송 될 KBS 월화드라마 ‘오 마이 갓’ 출연을 확정짓고 배우 신민아와 호흡을 예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joonamana@osen.co.kr 아래 '소간지' 뮤직비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