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Big(빅)하다. 웬만한 남자들에게도 지고 싶지 않다."
개그우먼 이국주가 자신의 큰 신체 사이즈를 숨김 없이 밝혔다. 이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남녀를 통틀어 가장 스케일이 큰 개그맨이 되겠다는 말로도 해석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브라운관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국주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꿈이 가능할 것도 같다.
이국주는 지난 22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 방송인 홍석천, AOA 지민, 몬스타 엑스 주헌과 출연해 만화 같은 내 인생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주변 사람들을 이끌면서도 자신을 빛내는 이국주의 개그 스타일이 안방극장에 웃음을 더했다.
만화 '토이 스토리'의 캐릭터 버즈를 닮았다는 이국주는 등장부터 MC들의 놀림과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이에 굴복하지 않은 '맞디스'로 분위기를 살렸다. 이어 이국주는 자신을 인기 반열에 올려놓은 '식탐송'에 이어 지민의 랩을 패러디한 '랩송'으로 웃음을 안겼다.
심각한 사건도 이국주에게는 개그 소재가 됐다. 과거 강변북로에서 차가 두 번이나 전복되는 큰 사고를 당했던 그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그는 "저의 온 몸에 에어백이 있다"며 "뚱뚱하다고 해서 안 좋게 보시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웃음을 배가시켰다.
이국주는 10개의 광고를 찍은 '대세녀'다. 언제 본인이 대세가 된 것을 실감하냐는 질문에 "많이 불러주면 관심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백 단위로 (돈을) 받다가 몸 값이 올라 가면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낀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김보성의 '의리'를 외치며 대세로 떠오른 '의리녀'이기도 했다. 결혼을 앞둔 친구 정주리가 임신 후 우울증을 겪자, 밤을 새우면서까지 위로를 했고 이후 스케줄을 소화하는 등 따뜻한 면모를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다. 인기를 얻은 후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변치 않는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이국주는 검정색 가죽재킷을 입고 '의리~'를 외칠 때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밝혔다. "수염을 그리고 김보성을 했을 때 남자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전 남자치구가) 그가 내세 '너 정말 멋있다'고 하더라. 제가 예쁠 순 없지만 멋있는 여자는 될 수 있다"고 고백했다.
이국주는 뚱뚱한 몸매에 화려하지 않은 이목구비를 지녔지만, 가치관과 마음 씀씀이 만큼은 얼짱 여배우 못지 않게 아름답다. 겉모습에 주눅들지 않고 남들을 웃기기 위해 두 배로 노력하는 이국주를 어느 누가 거부할 수 있으랴. 더 큰 웃음을 위해 한 몸 바치는 그녀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지난 2007년 MBC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받고도 오랜 무명 생활을 보낸 이국주는 올해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예능상을 받았다. 포기하지 않고 버텼던, 인고의 노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한 계단씩 성실하게 걸어 올라가는 이국주의 행보를 기대한다./ purplish@osen.co.kr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