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 지 49년 차에 접어든 배우 김광규가 결혼을 위해서라면 '우리 결혼했어요'라도 찍을 기세다. 2년 넘게 출연해 온 '나 혼자 산다'에서 하차하며 올해가 가기 전에는 반드시 결혼하겠다고 선포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3년 3월 첫 방송부터 2년 4개월간 함께 해왔던 무지개 회원의 창단 멤버로, 중년 미혼 남성의 혼자 사는 삶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제목처럼 '나 혼자' 살 게 될 것 같은 불안함에 프로그램을 떠나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혼자남' 회원들의 격려를 한몸에 받은 그가 올해 안으로 결혼 소식을 알릴지 주목된다.
김광규는 지난 24일 방송된 MBC 예능 '나혼자산다'에서 "저는 올 크리스마스 전후로 결혼을 하겠다"면서 "더 이상 혼자 살지 않기 위해 무지개 모임을 떠나겠다. 자꾸 '나 혼자 산다'고 말해서 그런지 결혼을 못하는 것 같다. '우결'로 가든지 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우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날 김용건 전현무 강남 등 무지개 회원들은 그에게 선물을 건네며 "1년 뒤에도 결혼을 하지 못하면 다시 돌아오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들은 초복을 맞아 삼계탕을 함께 먹으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그동안의 일들을 떠올렸다. 일일이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추억이 켜켜이 쌓여있었고, 김광규의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엉뚱하면서도 사람 냄새 나는 그의 성격이 브라운관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김광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생애 최초로 나홀로 해외 여행길에 올랐고, 회원들과 스키장에서 눈싸움을 하거나 늦은 나이에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기도 했다. 나이를 잊은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그는 '혼자남'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담아내면서 훈훈한 인간미를 전파했다. 그의 인간미 넘치는 면모가 방송 후 화제가 되는 것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었다.
혼자 밥을 먹는 모습이 가끔은 청승 맞아 보이기도 했지만 소파에 누워 있는 흐트러진 일상은 호감도를 높이는 플러스 요인이 됐다. 일에서는 성공했지만 아직 사랑에서는 짝을 찾지 못한 김광규가 언젠가 촬영을 마치고 뿌듯하게 귀가했을 때, 캄캄하게 불이 꺼져 있는 적막의 공간이 아닌 토끼 같은 아내가 따뜻한 된장찌개를 끓여놓고 따뜻한 미소로 그를 반겨주길 바라본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스타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 purplish@osen.co.kr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