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말’ 여진구, 뱀파이어 로맨스도 소화할 줄이야[종영]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7.25 06: 58

여진구가 뱀파이어 로맨스물에서도 깊은 감정 연기로 시청자를 설득하는 저력을 보였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누나팬’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는 그는 난해한 설정의 ‘오렌지 마말레이드’에서도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를 설레게 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 2TV 금요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 마지막회에서는 재민(여진구 분)과 마리(설현 분)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마리를 구하다가 정신을 잃었던 재민은 300년 전 전생까지 모두 기억해내며 늘 자신의 곁에 있던 마리에 대한 마음을 알았다. 재민은 뱀파이어인 마리의 진심을 누구보다 깊게 이해한 것. 마리는 자신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기억을 잃었던 재민에게 당당하기 위해 정체를 모두 밝히고 학교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버텨냈다. 이들은 밴드 오렌지 마말레이드를 재결성, 음악으로 화합하고 세상으로 천천히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안방극장에서 외면 받는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작품. 종영한 ‘블러드’는 물론 현재 방송 중인 ‘밤을 걷는 선비’도 경쟁 드라마와의 시청률 대결에서 뒤지고 있는데, ‘오렌지 마말레이드’ 또한 2%대 낮은 시청률이 보여주듯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 놓치며 아쉽게 퇴장했다. 300년 전 전생을 그려내는 등 12부작 안에서 시즌3의 구성을 보인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실험은 ‘뱀파이어물’이라고 했을 때 연상되는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했던 시청자에게 낯설게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뱀파이어의 판타지적 소재에 함몰되지 않고 그 안에 차별받는 소수자의 의미를 대입, 이들이 편견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그려내며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익숙한 공간인 학교를 배경으로 한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왕따 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면서 뱀파이어라는 이유만으로 배척받는 마리와 시후(이종현 분)의 모습을 통해 차별받는 소수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시간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서 종족과 시대를 뛰어넘는 애틋한 사랑을 그려낸 여진구는 설현과 함께 남다른 케미를 자랑하며 풋풋한 첫사랑의 감성으로 시청자를 끌고 나갔다. 여진구가 처음 느끼는 첫사랑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극의 개연성으로 작용하며 시선을 잡았다. 여진구가 설현 앞에서 쑥스러워 하거나, 그로 인해 괜히 더 툴툴대는 모습은 순수해 더 예쁘게 빛나는 감성 로맨스로 편견을 이겨내고 완성해나가는 이들의 사랑을 응원하게 했다. 또 목 키스, 등대 키스 등 설렘 가득한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비록 작품 자체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믿고 보는' 여진구는 이번에도 유효했다는 반응. 여진구는 이 작품 안에서 현대극과 사극을 오가면서 열연, 어느 장르에서도 빛나는 존재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후속으로는 ‘드라마스페셜 2015’가 오는 31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50분 방송된다. ‘귀신은 뭐하나’, ‘붉은 달’, ‘라이브 쇼크’, ‘알젠타를 찾아서’, ‘그 형제의 여름’ 등의 작품이 방송된다. /jykwon@osen.co.kr
‘오렌지 마말레이드’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