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만은 이제 정글의 대명사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첫 방송 이후 4년 간 ‘족장’이라는 핵심 캐릭터로 ‘정글의 법칙’을 이끌어 온 ‘리더십’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그동안 김병만은 정글이 낯선 부족원 들에게 생존 노하우를 솔선수범해 선보이고 자신보다 부족원 들의 끼니를 먼저 챙기는 등 프로그램의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하지만 김병만은 단순한 ‘생존형 리더’가 아니었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은 20번째 시즌을 기념하는 특별판인 ‘히든킹덤’으로 꾸며져 브루나이에 위치한 생존지로 이동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급류가 많은 템부롱 강을 2시간 남짓 거슬러 올라 도착한 울창한 밀림은 목적지가 아니었다. 제작진은 최종 목적지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서는 산의 꼭대기에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병만족은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병만족은 이내 위기에 부딪혔다. 병만족이 꼭대기까지 올라야 할 곳은 브루나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캐노피였고 평소 고소공포증이 심한 정준하가 난색을 표하며 주저앉았다. 42M 높이로 우뚝 솟은 캐노피를 올려보는 것조차도 버거워 하던 정준하는 오랜 시간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김병만을 보좌하러 정글에 왔다고 밝힌 정준하는 고민 끝에 기다리고 있는 멤버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힘겹게 발을 뗐고 김병만은 그 뒤를 따랐다.
몇 걸음 올라가지 못하고 발을 멈춘 정준하를 바라보며 김병만은 “전 폐소 공포가 심하다”고 말하며 자신이 가진 공포증을 털어놓았다. 공포의 종류는 다르지만 심정을 이해한다는 김병만은 정준하를 재촉하지도, 앞질러 가지도 않았다. 그저 묵묵히 정준하가 스스로 공포를 이겨낼 수 있기만을 기다렸다. 기다림 끝에 정준하는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옮겼다. 김병만의 ‘묵묵한 리더십’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때로 위로와 격려에 화려한 말이 필요하지 않은 순간이 있다. 자신을 묵묵하게 믿고 옆에 있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힘이 되고 움직일 수 있는 순간에 김병만은 그 몫을 다했다. 그가 단순히 정글에서의 ‘스킬’만을 가르치는 ‘족장’이었다면 ‘정글의 법칙’은 시즌 20번째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김병만은 부족원 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순간에 ‘마음’을 다스리고 포용할 줄 아는 ‘족장’이었고 그 ‘리더십’에 화답한 부족원 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시간들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될 김병만과 부족원 들의 자연 속 생존기를 기대해본다.
한편 ‘정글의 법칙-히든킹덤’ 편에는 김병만, 정준하, 심형탁, 도상우, 정진운, 샘 해밍턴, 남규리, 전효성 등이 출연한다.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 / nim0821@osen.co.kr
‘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