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4' 믿지 못할 예고편, 그래도 낚이고야 마는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7.25 15: 16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낚이고야 마는 시청자. '악마의 편집'이라고 쓴소리를 해 보아도 보는 이들을 애타게 하는 그 기술 만큼은 압도적이다.
24일 방송된 엠넷 '쇼미더머니4'는 마지막 탈락자를 두고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폭발시키는 편집을 선보였다. 
박재범-로꼬, 타블로-지누션 팀에 이어 버벌진트-산이 팀인 베이식, 한해, 마이크로닷, 블랙넛이 음원미션 공연을 펼쳤는데, 마지막에 탈락자를 시원하게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단순히 공개하지 않은 것을 넘어 알려줄 듯 말듯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했다.

리허설 때부터 음향이 잘 안들린다며 불안해 했던 한해는 결국 본 무대에서 가사를 '절고' 말았다. 앞서 가사를 잊어버리거나 버벅거려 탈락한 사례가 더러 있었다. 그렇기에 한해가 탈락한다면 그 이유는 나름 정당성을 갖는다.
하지만 마지막 발표를 앞두고 제작진은 한해와 블랙넛 구도를 만들었다. 블랙넛은 '쇼미더머니4'가 가진 가장 드라마틱한 캐릭터. 센 척 하면서도 한없이 가볍고 독설을 내뿜으면서도 정작 무대 공포증이 있어 무대 위에서 눈을 감고 랩을하는 인물이다. 이날 역시 블랙넛은 눈을 감은 채 선글라스를 쓰고 공연을 펼쳤는데, 이런 면모가 탈락의 이유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한해가 아닌 블랙넛이 탈락할 수도 있다는 혼돈을 집어넣은 것이다.
산이와 버벌진트는 인터뷰를 통해 더 큰 무대 위에서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고자 함을 드러냈다. 블랙넛은 "언제까지 관객들 앞에서 눈을 감고 할 수 있겠냐"는 얘기도 들었던 바다. 이 때문에 블랙넛이 탈락할 것이란 예상이 크지만, 이는 비트를 잘 캐치하지 못한 한해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문제다.
더불어 제작진은 산이와 버벌진트 뿐 아니라 5분여간 다른 프로듀서들의 이에 대한 인터뷰, 다른 래퍼들의 리액션 장면을 보여주며 궁금증을 키웠다. 지누는 "판단이 잘못됐다"고 말했고 지코는 "산이형 진짜 세다. 한해는 브랜뉴 소속인데..."라고 놀라워했다. 팔로알토는 "산이가 다음주에 저 친구 떨어뜨린 걸 후회할 것 같다"라고 전하며 탈락자 판단에 분분한 의견이 있음을 드러냈다. 탈락자 실명은 '삐'소리로 처리됐다.
또한 당사자 한해는 인터뷰에서 "제가 '쇼미더머니'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건 진짜 제 랩 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브랜뉴 팀(한해가 속해있는 소속사) 말고 아무 팀이나 가고 싶었다 처음에는. 솔직히 전 좀 있기 힘들었다 자리에"라고 비장한 듯한 심경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실 절정에 올랐을 때 다음 주 방송으로 바통을 넘기는 편집은 모든 예능과 드라마에 존재한다. 다만 '쇼미더머니'는 일부러 더 자극적으로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것이 다르다. 그래서 경험상 '쇼미더머니'의 예고편은 믿을 만하지 않다는 것을 시청자들도 알고 있다. 해당 리액션이나 언급이 꼭 그 인물을 지칭한 것도, 그 상황에서 나온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전혀 다른 상황의 장면들을 붙여버린 것일수도 있다. 예고편으로 한껏 기대를 모았었던 지코-팔로알토 팀은 이날 아예 무대에 서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주 방송까지 가슴을 졸이게 된다. 과연 내 판단이 예고편과 얼마나 맞았는지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감이 공존한다. 깜짝 몰래카메라를 당하면서 "엠넷 사람들은 악마, 교회다녀야 한다"라고 한 슈퍼비의 말이 재미있으면서도 여운(?)을 남긴다.
nyc@osen.co.kr
‘쇼미더머니4’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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