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처링'이 아닌 '콜라보'를 기대한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팀들이 가요제 곡 만들기에 한창이다. 당연히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은데, 몇몇 팀은 견해 차가 크다. 물론 예능적 재미를 위해 과장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경쟁이 아닌 축제가 되야하기에 과정 또한 즐거웠으면 하는 것이 시청자나 팬덤들의 반응이다. 누군가의 노래에 다른 뮤지션이나 개그맨이 피처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닌, 조화로운 콜라보로 시너지를 냈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25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노래와 콘셉트를 두고 조율 과정을 거치는 멤버들과 뮤지션들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대부분의 멤버들이 뮤지션들이 만든 곡들에게서 부족함을 느꼈다.
유재석은 박진영이 3시간 만에 자신만만하게 쓴 곡을 듣고 탐탁치 않은 반응을 드러냈다. 유재석은 "형, 이건 하지 말자. 형의 앨범에 넣는 게 낫겠다"면서 "관객 여러분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가요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 전주가 흘러나오면 반응이 극명하게 갈린다. 빠른 음악을 해야 한다"면서 거부했다. 이에 박진영은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제주도로 떠난 자이언티는 하하에게 "형과 어울릴 것 같다. 아직 주제를 못 정했지만 콘셉트만 들어달라"며 자신이 만든 반주를 들려줬다. 그러나 하하는 "아직 가사는 없냐", "계속 들어보자"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형돈의 밴드 혁오 단련하기는 계속됐다. 정형돈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혁오에게 전화를 걸었고, 오혁의 작업실이자 주거지인 옥탑방을 기습 방문해 침실부터 거실, 주방까지 꼼꼼히 탐색했다. 그러면서 "너네 마음에 안든다", "다음 노래", "너네가 홍대를 씹어 먹었다고?" 등의 돌직구식 불만을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힙합을 하자고 고집하는 정준하와 그의 랩 실력만으로는 아쉽다고 생각한 윤상도 덜컥거렸다. 윤상은 풍성하고 화려한 무대를 위해 파워풀한 여성 보컬 씨스타의 효린을 제안했다. 윤상이 이날 들려준 곡은 신나는 댄스곡이었다.
광희는 자신감 찾기가 급선무였다. GD&태양과 한 팀을 이룬 광희는 "네티즌에게 GD와 태양에 광희 뿌린 격이라는 욕을 들었다"면서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였다. GD와 태양은 이런 광희의 장점을 찾아 그를 대단한 존재로 만들기 위한 곡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DM 신봉자' 박명수와 서정적 감성의 뮤지션 아이유의 합이 가장 고난처럼 보인다. 다른 뮤지션들의 마음에는 쏙 들었지만 박명수의 귀만은 만족시키지 못한 곡을 가져 온 아이유는 "저도 EDM에 마음을 열테니 선생님도 마을을 조금 만 열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멤버 및 뮤지션 대부분은 박명수의 편에 서며 아이유가 새로운 도전을 해 볼 것을 요청했다.
왜 프로듀서가 자신의 음악적 주관을 꺾고 무조건 개그맨에게 맞춰야 하는가와 뮤지션이 예능프로그램 안에 들어와 하는 작업이기에 당연히 멤버의 취향을 존중해야 한다는 반응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댄스 강박'을 버렸으면 하는 멤버도 있고, 자신있게 자신의 음악적 소신을 보여줬으면 하는 멤버도 있다. 아이유와 박명수 같은 경우는 각자 음악적 색깔이 분명하고 또 극명하게 달라 조율 자체가 쉽지만은 않아보인다. 그래도 이제는 짧지 않은 역사를 지닌 '무한도전-가요제'인 만큼, 각자 개성의 지분이 살아 있는 곡들이 탄생하길 기대해본다./nyc@osen.co.kr
'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