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파랑새의 집’ 청춘의 성장? 훨훨 날아간 기획의도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7.26 08: 14

“삶이 계속되는 한 시련도 계속되겠지만 결국은 극복해 나가는 청춘들의 성장 드라마이면서 혈연을 뛰어넘는 가족의 확장에 관한 드라마이고 행복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드라마”.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의 기획의도다. 현재 이 드라마는 배신과 거짓말, 폭로 등이 계속되고 있는데, 혈연을 뛰어넘는 가족의 확장이 꼭 이런 식이어야 하는지 의문을 남기는 중이다. 그나마 청춘의 성장은 찾아볼 수도 없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에서는 태수(천호진 분)를 비난하는 현도(이상엽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태수는 아내인 수경(이혜숙 분)이 자신의 악행을 알게 되자 은수(채수빈 분)에게 출생의 비밀을 밝히는 것으로 복수한 것. 은수는 태수와 함께 상준의 돈을 훔쳤던 배신자 정애(김혜선 분)가 자신의 친엄마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원수 집안의 아들과 딸,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하게 하는 현도(이상엽 분)와 은수는 헤어져 서로를 그리워하는 상황으로, 현도는 은수가 상처 받자 아버지 태수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갈등을 이어갔다. 현도는 “왜 은수에게 그 집안 돈 훔쳐 달아난 여자 딸이라는 걸 알려줬냐. 왜 일부러 상처 줬냐. 아버지 그것 밖에 안 되냐”고 말했다. 수경은 태수에게 목소리를 높이는 현도에게 집을 나가라고 했고 현도는 “안 나간다. 존경심은 없지만, 핏줄로 이어진 거 끊을 수도 없고 옆에서 같이 손가락질 받겠다”며 더 엇나갔다.

이후 수경은 태수에게 “내가 당신을 존경한다. 당신이 뭘 하든 우리 가족 위해 살아온 거는 바뀌지 않는다”며 그를 믿는 모습을 보였다. 극 안에서 각종 악행을 담당하며 비열한 모습을 보이는 태수의 약점은 수경. 외로웠던 그는 힘들게 이룬 가족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지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태수는 수경이 진실을 알고 실망하는 것만큼 무서운 게 없다. 하지만 이어진 예고편에서는 수경이 태수의 밑바닥을 확인하고 집을 나가는 모습이 공개됐다.
‘파랑새의 집’은 극 초반 오포 세대 청춘의 시련을 그려내며 이들의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능력은 있지만 풍족하지 않은 가정 형편 때문에 스펙이 부족했던 지완(이준혁 분)이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모습은 시청자를 몰입하게 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은수 출생의 비밀 설정을 길게 끌어오며 제자리에서 맴돌던 이야기는 시청자를 실망하게 했다. 또 그러한 출생의 비밀과 아버지대의 악연 때문에 어렵게 입사한 회사에서 허무하게 내쳐지는 주인공의 모습은 현실감이 떨어진 것은 물론, 청춘의 성장과 희망은 뒷전인 이야기로 시청자를 공감하지 못하게 했다.
현재 은수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고 키워준 엄마 선희(최명길 분)의 품에 안겨 눈물을 펑펑 쏟는 등, 애절한 모녀의 정을 보이는 중. 선희와 은수의 눈물은 핏줄 보다 소중한 사랑의 의미를 그려내고 있지만, 이미 멀어진 기획의도는 감동을 반감시키고 있어 안타깝다. /jykwon@osen.co.kr
‘파랑새의 집’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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