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기 가신 진지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선 유재석. 거듭 “죄송하다” 말하며 시청자들 앞에 고개를 숙인다.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MBC ‘무한도전’에서도 논란이 불거질 때면 전면에 나서 총대를 메온 그다. 자신의 잘못으로 논란이 일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언제나 앞장서 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맡고 있는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서 의도치 않게 논란이 불거지자 함께 진행을 맡고 있는 방송인 김구라와 나란히 서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주 방송된 ‘스킨십 부녀’가 의도와 달리 불편하게 전달된 것에 대한 정식 사과였다. 지난 18일 방송된 ‘동상이몽’에는 스킨십을 좋아하는 아빠와 이를 거부하는 딸이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방송 후 일부 시청자들은 아빠가 딸에게 하는 행동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을 하며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자 다음 날 제작진은 곧바로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려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제작진의 충분한 사과가 있었음에도 유재석과 김구라는 부족하다 생각한 모양이다. 다음회인 25일 방송에서 다시 한 번 정식으로 사과했다. 두 사람은 이날 방송 말미에 따로 시간을 마련해 “지난 방송 불편하다는 의견 있었다. 공감을 드려야하는데 의도와는 다르게 불편함 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유재석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저와 김구라의 입장에서는 편향되거나 무거워질 수 있는 상황을 풀기 위해 했던 이야기들을 불편하게 느끼셨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족 분들께도 위로의 말씀 전한다. 시청자여러분과 동상이몽 되지 않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상처를 받았을 출연 가족에 대한 예의도 충분히 갖췄다.
논란이 불거져도 슬쩍 넘어가거나 아예 언급 자체를 안 하는 여타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무한도전’과 ‘동상이몽’은 논란을 정면돌파하고 시청자 앞에 예의를 갖추며 진심어린 사과를 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유재석이 진행을 맡고 있다는 것과 자신이 대표로 책임을 지고 고개를 숙인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국민MC’의 품격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대중적인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 그 인기를 오랜 시간동안 유지하고 있는 데는 다 비결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다.
한편 '동상이몽'은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joonamana@osen.co.kr
'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