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어게인] ‘무도’가 가요제 예열에 이토록 공들이는 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7.26 11: 37

‘무한도전’이 벌써 4주째 가요제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가요제 공연이 8월 중순경 열리고 하순에 방송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앞으로 최소 3주는 가요제 준비 과정이 전파를 탈 것으로 보인다. 워낙 쟁쟁한 가수들과 함께 하고 준비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고 해도 이렇게 예열에 많은 공을 들이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지난 25일 올 여름 열린 2015 무한도전 가요제의 네 번째 이야기가 방송했다. 가요제에 참가할 가수가 누구인지 맞히는 ‘복면 가요제’, ‘무한도전’ 멤버들과의 짝꿍 선정, 그리고 짝꿍이 된 이들이 노래를 만들고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4주간 방송된 모습이다.
아직 방송상으로 완곡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본 공연 방송이 나갈 8월 하순까지 3~4주가 남은 것을 감안하면 최소 3주는 가요제 방송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가요제에 ‘몰빵’을 하고 있는 것인데, ‘무한도전’의 재기발랄한 구성은 지루한 구석이 없다. 1탄은 참가 가수에 대한 흥미를 자극했고, 2탄은 짝꿍이 누가 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리고 3탄과 지난 25일 방송된 4탄은 팀을 이룬 유재석과 박진영, 박명수와 아이유, 정준하와 윤상, 정형돈과 밴드 혁오, 하하와 자이언티, 광희와 빅뱅 지드래곤-태양이 친밀해지거나 다소 삐걱거리면서 가요제 음악과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꾸려졌다.

유재석과 박진영은 흥이 넘치는 무대를 만들겠노라 몰두했고, 박명수와 아이유는 무조건 신난 음악을 해야 한다는 박명수의 지론 때문에 접점을 찾느라 진땀을 뺐다. 정준하와 윤상 역시 각각 힙합과 일렉트로닉 음악을 선호하며 입씨름을 벌였고, 하하와 자이언티는 노는 듯 음악을 만드는 듯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정형돈과 밴드 혁오는 어색한 기운을 없애는데 주력했고, 동갑내기인 광희, 지드래곤, 태양은 서로 농담을 해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그 과정에서 티격태격을 넘어 살짝 빈정이 상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속상한 마음에 토라지기도 하고, 겨우 타협점을 찾으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버리기도 했다. 하나의 음악을 만드는데 있어서 쉽지 않은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서로가 친해지며 즐거운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무한도전’은 가요제 예열 방송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다소 호흡이 긴 듯 보이나 각양각색의 매력을 가진 가수들이 즐비한 것은 그만큼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요소가 다양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무한도전’은 이들이 이야기를 하고 음악을 만들기 위해 소통하는 모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 같은 가요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예열 혹은 가요제 무대를 더욱 짜릿하게 만드는 캐릭터 부각 시간은 그동안의 가요제 방송의 필수 과정이었다. 단순히 가요제 무대만 지켜보는 게 아니라 가요제를 준비하고 그 속에서 삐걱거리는 것을 극복하는 시간 자체가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고자 하는 ‘도전’일 게다.
결과 뿐 아니라 발자취에 집중하는 것, ‘무한도전’이 경이로운 도전의 역사를 쓰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가요제가 벌써 네 번째인 까닭에 혹자는 이게 무슨 도전이냐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새롭지 않고 기존의 가요제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시선도 있다. 허나 ‘무한도전’이라는 이 국민 예능이 또 다시 가요제 카드를 꺼내든 것은 새로운 도전의 의미보다는 이 프로그램의 든든한 ‘빽’인 시청자들을 위한 감사의 무대를 이어가겠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도전의 발걸음이라 볼 수 있다. / jmpyo@osen.co.kr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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