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작이다. tvN '더 지니어스' 플레이어를 향한 과열된 비난 여론 이야기다. 이번 타깃은 게임 도중 팀원을 배신한 최정문에게로 겨눠졌다. 최정문은 이에 속상함까지 토로했다.
최정문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고픈 말은 천 가지도 넘지만. 너무 미워하진 마요'라는 짧은 글을 게재했다. 이는 자신을 겨눈 비난 여론을 의식하고, 자신의 속마음을 글로나마 표현한 것. 지난 25일 방송된 '더 지니어스:그랜드 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4') 5회에서 최정문은 메인매치 '충신과 역적'에서 김유현, 김경란 등과 역적으로서 게임에 참여했다. 3명의 역적의 게임법은 확연하게 갈렸다.
초반부터 의심을 받던 김유현은 일찍 자신의 존재를 충신들에 노출시켜 다른 역적들을 보호하고자 했고, 김경란은 마지막까지 혼신의 연기를 하며 충신팀을 혼란에 빠뜨렸다. 반면 최정문은 자신의 생존을 보장받기 위해, 결국 김경란이 역적임을 제보했다. 장동민의 날카로운 '촉'이 일궈낸 상황이다.
'더 지니어스'를 작은 사회라고 가정했을 때, 셋 중 최정문의 행동이 비난받는 건 당연하다. 다만, 이는 예능 프로그램 속에서 벌어진 행동인 만큼 그 비난을 프로그램 밖으로 끌고 나오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더욱이 최정문은 '더 지니어스'의 룰을 어기지 않았다. '배신' 역시도 '더 지니어스'의 룰 내에서 벌어진 일에 불과하다.
물론 이렇게 플레이어를 향한 시청자 비난은 '더 지니어스' 시리즈에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더 지니어스' 자체가 특정한 상황, 특히 위기에 직면한 참가자들이 잠재된 인간 본성을 드러낸다는 콘셉트를 커다란 전제로 하는 만큼 이런 반응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이쯤에서 앞서 제작발표회 때 장동민이 했던 발언을 되짚어 보자. 당시 장동민은 '자칫 비도덕적인 행동을 해야할 순간이 있을 수도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비도덕적이라는 것은) 잘못된 선입견 같다. 이종격투기 대회에서 주먹이 오간다고 뭐라고 하지 않지 않나. 주어진 룰에서, 게임 방식, 본인 만의 스타일에 의해서 게임이 이뤄진다. 뒷통수(배신)가 비겁한 게 아니라 전략이고 전술이다"고 답했다. 지금의 '최정문 사태'를 시원하게 설명해 주는 답변이다.
최정문은 어떤 방식으로든 '더 지니어스4'의 룰을 어기지 않은 채 생존에 성공한 참가자다. 이같은 최정문의 배신을 꼬집어 비난하는 쪽보다는, 오히려 이날 또 한 번의 촉으로 '충신과 역전' 게임을 쥐락펴락했던 장동민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쪽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 /gat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