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어게인] ‘복면가왕’ 연예인 판정단 무용론? 놓칠 수 없는 말장난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7.27 11: 30

‘복면가왕’이 가공할 만한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노래 경연과 추리가 합쳐진 재밌는 구성이기 때문. 특히 판정단의 이유 있는, 혹은 가당치 않은 추리를 보는 즐거움이 상당하다. 작정하고 말장난을 하며 노래 경연과 경연 사이 지루하지 않게 기름칠을 하는 판정단이 ‘복면가왕’의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은 노래왕 퉁키에게 대적할 만한 경쟁자를 찾기 위한 1라운드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역시도 이 프로그램의 묘미인 연예인 판정단의 입담이 폭발했다. ‘복면가왕’ 농담의 축은 무대 MC인 김성주를 필두로 판정단인 김구라와 지상렬이다.
농담을 곁들어가며 흥미를 자극하는 진행의 최고 자리에 올랐다고 볼 수 있는 김성주와 날카로운 추리와 다소 윽박을 지르면서 재미를 뽑아내는데 선수인 김구라, 얼토당토하지 않은 추리를 하면서도 가끔 얻어걸리는 게 있어 재밌는 지상렬까지. ‘복면가왕’에 없어서는 안 될 빛과 소금 같은 존재다.

김현철이 추리 중 아내에게 존댓말을 하자 “연상이세요?”, “맞고 사시나봐요?”라고 농담을 건네는 김구라와 김성주의 입담은 웃음을 안겼다. 또한 김현철이 음악적인 요소가 아닌 외모적인 요소로 추리를 한다고 구박을 하는 김성주와 출연자인 고추 아가씨 발음을 세게 하는 바람에 다른 출연자들에게 빈축을 산 김구라의 모습까지 웃음기 가득한 대화가 이어졌다.
지상렬은 머리를 올린 고추 아가씨에게 “2NE1 산다라박 아니냐?”라고 억지스러운 농담을 했고, 김성주는 “이만 정리하겠다”라고 싹둑 잘라버리며 지상렬의 농담이 더 재밌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일명 웃기려고 ‘쓰레기 농담’을 던진 지상렬의 예능감이나, 이를 재밌게 받아친 김성주나 소소한 웃음을 터뜨리게 한 것.
이처럼 ‘복면가왕’은 판정단의 어떻게 보면 노래 경연과 크게 상관 없는 농담이 재미를 만들어낸다. 무거울 수 있는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며 ‘복면을 쓰고 편견 없이 보는 즐거운 경연’이라는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를 잘 살라고 있다. 간혹 이들의 어떻게 보면 쓸데 없는 농담을 불편해 하는 시청자들도 있겠지만, ‘복면가왕’이 기존 노래 경연과 다른 장치라면 이 같은 장난스러운 분위기 속에 편안하게 노래를 즐기는 구성이라는 점일 게다.
물론 워낙 기라성 같은 가수들을 조기에 탈락시키는 반전을 만들어내는 까닭에 가끔은 ‘막귀(노래를 듣고 좋고 나쁨을 감별하는 능력이 없다는 의미)’ 지적이 이어지기도 한다. 허나 이 같은 지적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노래에 대한 평가 기준은 듣는 사람이 선호하는 가창 방식이나 감정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 조기 탈락한 가수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연예인 판정단의 무용론을 제기하는 일부 네티즌이 대다수의 네티즌을 설득시키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대한 정체를 숨겨 반전을 만들어내는 게 우선인 이 프로그램의 의도된 장치를 생각하면 너무도 아쉬운 탈락자의 경우 비단 연예인 판정단의 잘못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사실 ‘복면가왕’은 누군가 노래 경연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것을 기대하는 것보다, 복면 속에 정체를 숨긴 후 편견 없이 노래를 부르며 생기는 묘미가 더 큰 즐거움이 있다. / jmpyo@osen.co.kr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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