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프로게이머, 현직 방송인 홍진호는 정말 '2등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 걸까. 하지만 몸을 던져 웃음을 주는 예능감은 '넘버원'이었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은 최강자전 '영웅전'을 진행, 현주엽과 송종국 홍진호 등이 출연했다. 이날 게임에서 홍진호는 이광수와 팀을 이뤄 4대 최강자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광수와 홍진호의 만남은 시작부터 웃음이 넘쳤다. 기대하지 못했던 홍진호의 등장에 이광수는 잠시 주춤했고, 홍진호는 "2등할 거다"라는 개리의 말에 "우승을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일단 이광수와의 '케미'는 좋았다. 죽이 척척 맞았다. 두 사람은 고수를 단번에 꺾고 영웅의 능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웹툰 작가와 그림그리기 대결이라는 다소 불리한 입장에 섰지만 포인트를 잘 잡아낸 그림으로 퀴즈를 수월하게 풀어냈다. 홍진호와 이광수의 다소 난해한 그림 실력은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번 영웅전에서 홍진호가 가진 능력은 컴퓨터 자판의 조각을 다 찾으면 원하는 상대를 아웃시킬 수 있는 자판저격술이었다. '런닝맨'의 영웅전 자체가 다소 황당하고 유지하지만 유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 홍진호는 이에 적역이었다. 민망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광수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온몸을 던져 열연했다. 자판의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 맞출 때마다 다소 오버스러운 그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홍진호는 이광수를 '런닝맨' 4대 최강자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다. 프로게이머 시절부터 엄청난 승부욕을 보여줬던 그는 이번 게임에서도 우승에 대한 집념을 보였다. 오프닝에서 개리가 "2등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꼭 우승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김종국을 상대로 어설프나마 몸싸움을 시도하고, 능숙하게 다룰 줄 알았던 자판이지만 당황에서 오타를 연발하기도 했지만 그는 게임에 정말 열심히인 모습이었다.
진짜 2등 징크스가 존재하는 것인지 몰라도 홍진호와 이광수 팀은 이날 유재석을 꺾지 못하고 2위로 남았다. 초반부터 끝까지 땀 흘려 달린 홍진호에게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시청자는 그가 또 2등, 준우승을 했다는 사실에 재미를 느끼는 분위기였다. 아쉽게 최종우승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여러모로 시청자들에게는 충분한 재미를 준 홍진호다. /seon@osen.co.kr
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