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이하 밸리록페)의 3일차 '푸 파이터스'가 한국에 매료됐다. 다리 부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찾은 이들은 현장에 운집한 3만 3천여 관객들과 함께 잊을 수 없는 무대를 만들었다.
밸리록페는 과거 오아시스, 라디오헤드 등 국내에서 볼 수 없던 해외 최고의 라인업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올해 26일자 라인업 중 푸 파이터스와 모터헤드 역시 올해 한국을 처음 찾은 그룹. 푸 파이터스는 20년 만에 역사적인 첫 내한을 진행했고 모터헤드는 무려 40년만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밸리록페에 가면 최고의 라인업을 처음 만날 수 있다는 공식을 여실히 증명한 셈.
26일 라인업은 예고된 대로 그야말로 ‘탈진 라인업’이었다. 모터헤드에 빅탑 스테이지에 몰려든 관객들은 자리를 이동하지 않고 푸 파이터스의 무대를 기다렸다. 오후 10시 푸 파이터스의 무대가 시작되기 전 마지막 피날레를 확인하기 위해 모여든 관객들은 콘솔부스 뒷 편까지 가득했다.
푸 파이터스가 등장하자 관객석은 한마디로 뜨거웠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푸 파이터스를 연호했으며 음악에 맞춰 헤드뱅잉과 몸을 흔들었다.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
푸 파이터스의 리더 데이브 그롤은 예고된 대로 특수 제작된 ‘록의 왕좌’에 앉아 앞으로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멋진 부상투혼을 펼쳤다. 한국 관객들과 좀 더 가까이 호흡하기 위해 25일 공연이 끝나고 밤사이에 마련된 돌출무대가 마련됐다. 데이브 그롤이 앉은 ‘록의 왕좌’는 돌출무대 앞으로 진격하는 진면목이 펼쳐졌으며 다시 못 볼 법한 멋진 공연에 관객들 역시 열광했다.
특히 푸 파이터스의 리더 데이브 그롤은 “밴드 20년 만에 한국을 찾은 것이 처음이다. 한국 관객들은 쿨하다”고 감탄사를 표한데 이어 “춤을 추고 싶은지? 나는 다리를 다쳐서 춤을 못 춘다”고 말한 뒤 의자에서 일어나 강렬한 액션을 선보이며 무대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공연 말미에는 “내가 물어보겠다. 나는 다시 오겠다. 한국 팬들도 다시 오겠는가?”라며 한국을 다시 찾을 것으로 팬들에게 약속하기도 했다.
푸 파이터스의 공연이 끝난 후 3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폭죽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그러나 관객들의 ‘푸 파이터스’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현장에 운집한 3만 3천여 팬들은 푸 파이터스 퇴장 이후 폭죽이 터지는 광경 속에서도 떼창을 이어간 데 이어 약 20분간을 자리에 서서 푸 파이터스의 노래를 계속 부르는 장관을 연출했다. 역대급 아티스트의 공연에 역대급 관객들의 환호가 이어진 것.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린 안산M밸리록페스티벌은 노엘 갤러거, 케미컬 브라더스, 푸 파이터스 등의 라인업이 출연했으며 3일간 8만 5000여명이 운집하며 성황리에 끝마쳤다. /gato@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