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당초 '마리텔'의 흥행을 선두에 서서 이끌던 요리전문가 백종원의 잠정 하차 소식이 전해진 뒤로는 줄곧 이런 분위기다.
백종원이 빠진 채로 진행됐던 지난 26일의 첫 인터넷 생방송이 적잖은 호응을 이끌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이 우려섞인 반응은 예상대로 쉬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백종원은 경쟁 형식으로 진행됐던 '마리텔' 내에서도 독보적인 성적을 일궈내며 출연자 경계를 천상계와 인간계로 나뉘었던 인물이었다.
종이문화재단 김영만이 '종이접기' 콘텐츠를 앞세워 백종원의 7연승을 저지하기 전까지는, 흡사 철옹성의 존재처럼 '마리텔' 부동의 1위 왕좌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백종원 없이는 '마리텔'도 없다는 웹상 이야기들이 그저 허투루 들리지 않았던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이는 거꾸로 이번 백종원의 하차로 큰 공석이 생겨된 지금이야말로 '마리텔'의 향후 성공 가능성을 제대로 점쳐볼 만한 중요한 시점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저 백종원 1인의 힘만으로 인기를 유지했던 프로그램이었다면,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그 인기가 꺾이는 게 자명하기 때문.
향후 전망은 그래도 꽤 긍정적이다. 백종원의 7연승을 맞아낸 김영만의 존재 역시 그 힌트 중 하나다. 타 예능과 '마리텔'의 차별점은 특정한 개인을 중심으로 생성되는 인터넷 방송에 있다. 특히 어느 정도 인기 반열에 오른 인물이 아닌 예상외의 인물을 적절하게 발굴해냈던 제작진의 혜안이 큰 힘이 됐다.
천상계와 인간계를 나눌 정도의 막강한 위력을 지녔던 백종원의 독주도 즐거웠지만, 김영만 같은 새로운 인물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돼야 '마리텔'의 생명력이 길어질 수 있다. 제작진이 그들의 인터넷 방송을 밑바탕으로, 이 위에 가공된 구성과 CG를 적절하게 접목시켜 매력을 배가시키는 것 역시 빠질 수 없는 핵심요소긴 해도 말이다.
백종원의 갑작스러운 하차 발표로 생겨난 그의 부재는 분명 '마리텔'에게는 위기가 맞다. '마리텔' 제작진이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그 생명력과 가능성을 다시금 인정받을 수 있게 될지 백종원 없이 방송될 다음 회차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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