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개편된 '힐링캠프'가 아직 익숙지 않은 기류에 떠다닌 분위기였다. 어색함이 방송 전반을 감쌌지만, 첫 회 게스트로 나섰던 배우 황정민이 솔직한 토크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공감과 감동은 덤이었다.
27일 오후 방송된 새롭게 개편돼 첫 방송된 SBS '힐링캠프'는 배우 황정민이 게스트로 출연해 김제동, 그리고 500인의 방청객 MC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무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김제동은 변화된 포맷을 향한 반응을 염려하며 "모든 분들이 다 MC다"며 "단독 MC를 맡게 돼 부담이 많았다. 시청률이 안 나오면 여러분 탓이다. 책임도 500분의 1이다.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3명의 MC체제를 버리고 김제동이 단독 MC를 맡아 관객들과 함께 했던 모습은 종편채널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를 절로 떠올리게 만들었으며, 게스트가 철저하게 중심이었던 프로그램의 구조는 다수의 방청객들을 게스트와 동등한 눈높이로 끌어올린 구조로 확 바뀌었다.
그래도 이날의 '힐링캠프'가 냉정하게 낙제점을 받지 않았던 것은 황정민의 존재가 컸다. 평소 익숙하지 않은 방청객 허를 찌르는 질문에도 시종 유머와 진지를 오가며 성심성의껏 답변하며 많은 이를 귀기울이게 만들었기 때문. 배우로서의 자신의 직업을 돌아볼 때도, 배우라는 직업을 꿈꾸는 이에게 조언을 건넬 때 역시 그러했다.
또한 자궁경부암을 앓고 있다는 한 부인과 경찰 남편이 '2세를 갖고 싶은데 병원이 정해준 날마다 당직근무가 걸린다'는 걱정에 경찰청장을 향해 "너무너무 예쁜 부부의 배란기를 지켜달라"는 영상편지를 거듭 남기기도 했다. 김제동과 500명의 관객 MC의 존재로, 황정민에게 할애된 시간은 줄어든 느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황정민은 첫 '힐링캠프'를 분명 멋지게 장식했다.
지난 2011년 시작해 올해 5년차를 맞이한 '힐링캠프'는 대한민국 각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 게스트들과 함께 그들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며, 게스트 뿐 아니라 온 국민의 마음까지 힐링 시키기라는 기획 의도에 맞게 소통을 우선시하는 잔잔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따뜻한 토크쇼로 자리매김 했던 터.
이 같은 상황에서 개편이라는 쉽지 않은 길을 택한 '힐링캠프'는 TV밖 일반인을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들여 소통하며 토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감대를 높이는 데 확실히 성공했다. 또한 후반부 등장했던 부부의 사연을 비롯해 몇몇 방청객 MC의 사연은 무방비로 보던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다만, 이 과정으로 상대적으로 결여될 수밖에 없는 예능프로의 '재미'를 찾기 위한 해답은 향후 제작진과 MC 김제동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gato@osen.co.kr
'힐링캠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