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상치 않은 인물이 나타났다. 원조 허세 ‘허세프’ 최현석마저도 그의 앞에서는 겸손해 보일 지경이다. 눈 하나 깜짝 않고 허세를 부리는 그의 앞에서 두 손 두 발 다 든 MC 정형돈은 최현석을 향해 사과의 말을 건넸다. 그동안 독보적인 허세 캐릭터로 자리 잡은 최현석의 자리를 위협한 주인공은 바로 지난 주 첫 등장한 오세득 셰프였다.
지난 방송에서 오세득은 최현석과의 대결에서 첫 승을 거머쥐었다. 첫 출연에 별을 딴 후 주변의 반응을 묻는 정형돈의 질문에 오세득은 미리 준비라도 한 것처럼 “뭐 아시아의 별을 따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능청을 떨었다. 이에 정형돈은 “저희가 하루에 녹화를 두 개 뜨는데, 아직 방송에도 안 나갔는데 무슨 얘기냐”며 핀잔을 줬다. 하지만 오세득은 당황하기는커녕, 오히려 “연기 다시 할까요?”라며 첫 출연답지 않은 대처를 보이며 김성주로부터 “잘못하면 허세득 되겠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오세득의 허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샤이니 키의 냉장고 재료를 이용해 샘킴과 홍석천이 ‘상상 이상의 고열량 요리’라는 주제로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15분간의 요리 대결이 끝난 후, 샘킴이 만든 요리를 시식한 오세득은 짭짤한 맛과 단맛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며 칭찬을 했고 정형돈은 “오세득 셰프는 15분 만에 이런 요리를 만들 수 있냐”며 물었다.
이에 오세득은 “동네잔치를 한 번 할게요”라고 말해 김성주로부터 “최현석 셰프는 점잖았던 것”이라는 반응을 이끌어 내는 등 다시 한 번 ‘허세 작렬’ 포스를 뽐냈다. 이어 홍석천이 만든 요리를 시식한 후 정형돈은 다시 한 번 “이 정도도 15분 안에 잔치할 수 있죠”라고 물었다. 오세득은 한 술 더 떠 “15분에 결혼식 한 번 할까요, 예식 한 번 해”라고 진지하게 반문하는 모습을 보여 그의 ‘최강 허세’에 모두가 말을 잃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날 오세득이 보여준 것은 허세만이 아니었다. ‘상상 이상의 저열량 요리’라는 주제로 미카엘이 만든 육회를 맛 본 키의 “어떤 (소고기) 안심이라도 육회로 쓸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오세득은 “어떤 안심이라도 쓸 수 있는 건 아니고 가급적 기름이 없는 부위를 써야 한다”고 답하며 ‘프로 셰프’ 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다른 셰프 들이 만든 요리를 시식한 후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소감으로 보는 이들에게 맛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장난기 가득한 ‘허세’를 보이면서도 요리 앞에서는 섬세하고 진지한 태도로 사랑을 받고 있는 최현석과 마찬가지로 오세득의 검증된 실력이 뒷받침하는 ‘허세’는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셜 셰프로 초대된 오세득의 모습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허세’로 맺어진 ‘허세프-허세득 라인’을 다시 한 번 확인할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냉장고를 부탁해'는 출연진이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가지고 와 그 안에 있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월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 / nim0821@osen.co.kr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