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개편 '힐링캠프', 황정민·500 방청객 진심 통했다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7.28 06: 47

SBS '힐링캠프'가 4주년을 넘어서면서 예고대로 정말 확 바뀌었다. 게스트를 초대해 MC 김제동과 500명의 방청객 MC들이 궁금증을 물어 진행되는 게 일단은 기본 콘셉트.
앞서 4년 동안 방송됐던 기존 '힐링캠프'가 평소 TV에서 보기 힘들었던 명사나 스타들을 초대해 속 안의 이야기를 모두 꺼내놓을 수 있게끔 3명의 MC가 노력을 쏟아 멍석을 깔아줬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아니, 어쩌면 정반대가 될 수도 있겠다.
지난 27일 새롭게 개편돼 첫 방송된 SBS '힐링캠프'는 배우 황정민이 단독 게스트로 출연해 김제동, 그리고 500인의 방청객 MC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황정민의 인간적인 면모는 불쑥 불쑥 등장하는 방청객의 사연과 질문에 가감없는 얘기를 털어놓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부각됐다.

이는 어떤 의미에서는 '황정민'이기에 가능했다. 구조적으로 500명의 방청객 MC가 무작위의 고민을 건넸을 때, 자신있고 논리적으로 조언해주는 일은 필시 쉬운 일이 아니다. 바꿔 말하면 앞으로의 '힐링캠프' 게스트는 자기말은 좀 줄이는 대신, 그저 방청객들의 말에 관심을 갖고 고개를 끄덕이기만 해도 기본 역할은 달성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이날 방송은 평범한 방청객들의 이야기에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한 명의 연예인 게스트에 초점을 모으기보단, 앉아있는 모든 이들의 근황이며 잡담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며 함께 호흡한 방송이었던 것. 500명 모두가 MC라는 김제동의 첫 멘트가 결코 허루투 한 말은 아니었던 셈이다.
일반적인 MC라면 차마 꼬집지도 못했을 황정민에 대한 지적도 서슴없었다. "다시 태어난다면 배우를 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놓고 한 여성 관객이 "황정민이 출연할 때 박수를 친 사람으로서 조금 듣기 아픈 말이었던 것 같다"고 돌직구를 날렸던 것. 이는 곁에 있는 배우 지망생인 친구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고, 결국 황정민의 속 깊은 진짜 이야기를 덧붙여 듣는 데 성공했다. 
어쩌면 제목 그대로, '힐링캠프'에 한 발 더 다가간 변화다. 황정민은 개편 첫 출연 소감으로 "내 얘기를 다른 방식으로 털어놓을 수 있어 너무 좋아고, 여러분의 얘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웃다가 울다보니 시간이 다 지나갔다'는 누군가의 평가도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마지막 경찰관 남편을 둔 아내의 사연은 이날 가장 큰 감동을 자아내며 모든 이들을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았다.
물론 앞으로 풀어나가야할 숙제는 상당해 보인다. 당초 김제동의 토크콘서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던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라는 프로그램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그어야 하고, 또 500명의 방청객으로 시선이 분산되며 떨어지는 집중도며, 일반인을 상대로 해 불가피한 재미의 결여 등은 향후 '힐링캠프'가 해결할 과제다. 물론 그로 인해 얻게 된 신선함과 공감이 가장 큰 무기가 됐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gato@osen.co.kr
'힐링캠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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