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송 40주년을 맞은 ‘여성시대’가 새로운 DJ 서경석을 투입, 보다 활기 넘치는 ‘여성시대’를 예고했다. 17년 동안 ‘여성시대’를 지키고 있는 안방마님 양희은은 ‘젊은 피’ 서경석과 함께 새로운 아침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다.
MBC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기자간담회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 2층 M라운지에서 양희은, 서경석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진행 이틀차인 서경석은 청취자 입장에서 ‘여성시대’를 들었었다고 밝히며, “다른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청취자 사연이 진솔했다. 만들어진 이야기가 홍수인 시대인데, '여성시대'는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통로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서경석의 말처럼, ‘여성시대’는 DJ보다는 사연, 청취자 중심의 프로그램. 서경석은 DJ와 코미디언이라는 것을 잊고, ‘여성시대’의 신입생이라는 생각으로 사연을 전달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특히 서경석은 라디오 DJ 제안이 왔을 때 고민이 있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서경석은 “DJ 제안이 왔을 때, 내가 매일 아침 이 시간을 지켜낼 수 있을지 걱정했다. 또 TV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에 TV와 라디오를 동시에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며 “하지만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던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고 싶었고, 양희은 누님과 같이 하는 것 때문에 하고 싶었다”고 DJ석에 앉은 이유를 밝혔다.
서경석은 ‘여성시대’의 가장 젊은 DJ.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어린아이’ 취급을 받는다고 너스레를 떨며, “정말 편안하다”고 들뜬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양희은 누님의 편안한 진행에 젓가락 한 짝 얹은 느낌”이라고 전하며 부담감을 떨치려는 모습. 하지만 양희은이 서경석의 장점을 묻는 말에 “아직 모르겠다”고 단호하게 말하자 민망해하는 등, 이들 DJ의 남다른 호흡은 새로운 ‘여성시대’의 또 다른 형태의 활기를 엿보게 해 기대감을 높였다.
양희은 또한 17년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진솔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여성시대’에 도착하는 가슴 아픈 사연들이 갱년기와 겹치면서 3년 동안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양희은은 “가정 폭력 등 아픈 사연이 라디오에 나오는 게 무슨 소용일까, 라고 생각했다. 이게 도대체 이 사람에게 무슨 변화를 줄 수 있을까, 라는 게 숙제였다.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한 것.
양희은은 “그래서, 못 견딜 것 같아 한강 둔치에 앉아 있었다. 3년 정도, 사연이 가슴 속에 고여 있었다”고 아팠던 시간을 전하며 “그런데 사연이 객관화되더라. 안 보이는 연대가 생겼다. 사람들이 서로 끌어안아주고 어깨동무해주는 게 생긴다. 17년 세월 동안 우리는 정말 많은 이벤트를 하면서 함께 왔다. 세상이라는 학교에서 껴안아주는 여성들의 연대를 알게 된 게 좋다”고 전해 청취자를 먼저 생각하고 아끼는 DJ의 성장을 보여줘 이 프로그램의 특별한 지점을 알게 했다.
‘여성시대’는 매주 목요일 군대 관련 ‘남성시대’ 코너를 진행,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등을 통해 군대와 인연이 많은 서경석의 재기 넘치는 입담이 큰 웃음을 안길 것으로 기대를 높이는 상황. 8년 5개월 동안 DJ석에 앉았던 강석우의 뒤를 잇는 서경석이 양희은과 어떤 호흡을 보일지, 더욱 활기 넘칠 ‘여성시대’를 기대하게 한다.
서경석은 지난 27일부터 양희은과 함께 '여성시대' DJ로 나섰다. 올해 40주년을 맞은 ‘여성시대’는 매일 오전 9시 5분에 방송된다./jykw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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