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콘서트 형태를 차용한 ‘힐링캠프’가 비로소 듣는 즐거움이 있는 토크쇼로 바뀌었다. 4주년을 기점으로 지금까지의 3명의 MC가 스타를 만나 이야기를 듣는 구성에서 벗어나, 청중 500명이 자리한 가운데 스타가 무대에 서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탈바꿈한 것. 개편 첫 방송이라 아직은 어색한 기운이 묻어나도 일단 구성 자체가 만들어가는 공감과 재미는 상당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힐링캠프’는 지난 27일 개편 첫 방송을 했다. 기존 MC인 이경규와 성유리가 하차하고 김제동이 시청자 499명과 한 편이 돼 게스트와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었다. 흔히 알고 있는 토크 콘서트의 TV판이었다. 관객을 채운 시청자들은 황정민이라는 게스트를 만나 환호하고 평소 궁금했던 질문을 가감없이 했다.
“두 번 다시 볼 사람 아니니 편안하게 하라”라는 김제동의 조언대로 시청자라서 할 수 있는 재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질문들이 쏟아졌다. 아무래도 제작진이 질문을 짜다보면 천편일률적일 수밖에 없는데 시청자들이 평소 해당 스타에 대한 어떤 궁금증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매회 달라질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첫 방송은 진솔한 배우 황정민의 꾸밈 없는 이야기와 김제동의 자연스러운 진행, 그리고 시청자 MC들의 통통 튀는 질문이 어우러지며 그간 토크쇼에서 볼 수 없었던 솔직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또한 신변잡기성 이야기보다는 인생에 대한 고민들로 이어지며 공감대를 넓게 형성했다.
제작진이 왜 굳이 형식까지 바꿔가며 도전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토크쇼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예전만 하지 못한 가운데, ‘힐링캠프’ 제작진은 참여형 토크쇼로 주목도를 높이고 동감할 수 있는 요소를 넓히려는 노력을 했다. 물론 아직 개편 첫 방송인 탓에 다소 산만했지만 자리를 잡으면 상당히 즐거운 토크쇼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요소다.
거리의 진행자를 추구하는 김제동의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재주는 역시 뛰어났다. 달변의 진행자이자 감성을 자극하는 청자인 김제동은 시청자 MC들의 이야기를 끌어올려 게스트와 호흡을 맞추는데 적임이었다.
‘힐링캠프’는 ‘사람이 주제’라는 기조 하에 매주 게스트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형성할 예정이다. 보통 토크쇼는 게스트가 녹화 전 제작진과 사전 인터뷰를 진행하며 현장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 조율하는 과정을 거친다.
허나 바뀐 ‘힐링캠프’는 현장 관객의 거르지 않은 질문에 대해 게스트가 즉석에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해서 즉흥적인 재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힐링캠프’는 기본적인 질문이 담겨 있는 대본이 없다.
듣는 즐거움에 집중한 ‘힐링캠프’의 변화는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 특히나 게스트에 따라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몰라 더 흥미를 자극하는 토크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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