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썸남썸녀’는 ‘솔로 남녀 스타들의 진정한 사랑 찾기’라는 기획의도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멤버들이 서로를 진지하게 생각하기도 전에 프로그램이 폐지돼 시청자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다.
연인보다 서로를 ‘간’보는 관계가 ‘썸’이 유행인 가운데 탄생한 프로그램이지만 출연자들은 모두 30~40대 싱글남녀들이라 시청자들이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방송을 지켜봤다. 채정안, 채연, 윤소이, 심형탁, 강균성, 이수경, 서인영, 김정난, 선우선, 김지훈 등 모두 연애 또는 결혼을 하기만 하면 박수와 축하를 보내주고 싶은 연예인들이었기 때문.
하지만 아쉽게도 ‘썸’만 있었고 사랑을 찾지 못했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이들을 더욱 응원하고 몰입해서 방송을 본 건 이들이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출연자들 중 심형탁이 여성 출연자에게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8일 방송에서 심형탁은 동갑내기 커플로 호흡을 맞춘 채정안과 요리를 하고 싶다면서 “지금까지 부끄러워서 얘기를 못했는데 오늘인 마지막이라 친해지고 싶어서”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이 몰입해서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썸’만 있었던 건 아쉬웠지만 연애와 사랑, 결혼이라는 주제를 다룬 프로그램인 만큼 시청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결혼적령기 남녀의 고민과 친구관계, 남녀관계 등에 대해 스스럼없는 모습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건 ‘썸남썸녀’의 매력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마지막 인사를 하며 공통되게 말한 건 마음의 문을 열었다는 것이었다. 채연은 “나도 많이 열어놨구나. 나도 준비가 되고 있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고마운 프로그램이다”고, 김정난은 “이걸 통해서 닫혀 있던 게 확 열리면서 친구들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고 한 발짝 나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런 과정으로서는 훌륭했다. 배운 것도 많았는데 우리처럼 용기를 갖고 좋은 사람, 좋은 짝 만나길 빈다”고 전했다. 김지훈도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닫혀 있었던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의 소감에 시청자들은 다시 한 번 공감했다.
‘썸남썸녀’는 지난 설날 특집 파일럿으로 방영된 후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정규 편성됐다. 타 프로그램처럼 가상 연애를 하며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 없이 싱글남녀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시청자들도 편하게 따라가며 봤지만 3%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폐지를 피하지 못했다.
공감을 자아내고 진정성도 있었지만 흔히 예능 프로그램의 ‘불모지’로 불리는 화요일 심야 시간대 편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썸남썸녀’의 전작인 ‘매직아이’와 ‘룸메이트’도 그러했고, 현재 화요일 심야 예능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또한 다른 요일에 방송되는 예능프로그램이 기록하는 시청률에 비하면 저조한 수치다.
‘썸남썸녀’는 여러 번 포맷에 변화를 주고 19금 특집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끝내 폐지를 면하지 못했다. 싱글남녀들의 솔직한 모습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채정안의 재발견, 멤버들의 신선한 조합이 재미를 선사했지만 화요일 예능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떠났다./kangsj@osen.co.kr
SBS ‘썸남썸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