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극본 권기영, 연출 노상훈, 김진원)에서 살인마 이준영(도경수 분)의 정체를 드러낸 최원영이 악의 얼굴로 극의 스릴감을 극대화했다. 최원영은 어디에서나 그의 존재만으로도 섬뜩한 기운을 자아냈다.
지난 29일 방송된 '너를 기억해' 12부에서는 이준호(최원영 분)가 이준영임이 밝혀져 이준호일 때는 몰랐던 그의 섬뜩함과 잔인함에 이목이 집중됐다. 경찰과 늘 가까이 있는 사람, 살인 사건에 가장 먼저 불려지는 사람 이준호는 바로 살인마였던 것.
법의관의 시선만큼 살인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정확하게 간파해내는 준호는 그 유능함으로 모두를 만족시키며 자신이 저지른 범죄 사건과도 가장 가까운 곳에 서있었고, 자신이 죽인 피해자의 아들 민(박보검 분)을 자신과 똑같이 만들어냄은 물론 자신이 20년간 실종시킨 피해자의 딸인 지안(장나라 분)과는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 모습으로 잔인함과 뻔뻔함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특히 준호가 준영임을 직감한 지안이 준영이 저지른 20년 전, 자신의 아버지 실종 사건에 종결점이 있는 것이 나을지 묻는 질문에 여러 철학자의 말을 빌려 답을 주지 않을 때는 극도의 긴장감을 조성했고 답 끝에 전한 "잔인한가"라는 말은 마치 자신의 행동에 대한 혼잣말처럼 느껴져 오싹함을 더했다.
또, 과거 현(서인국 분)의 아버지 중민(전광렬 분)의 수사 실수로 사랑하는 사람 잃은 피해자로부터 현이 협박을 받자 이준호는 선호(박보검 분)를 자극, “나라면 이현을 직접 죽이진 않을 것”이라며 또 한번 살인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해석, 선호와 사건에 대한 의견을 함께 나누며 사건에 대한 힌트들을 제공해 그가 선호를 자신과 같은 살인마로 만들어낸 과정들을 짐작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자신이 죽인 대상의 가족들과 아무렇지 않게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 사이코패스 이준호의 섬뜩함은 최원영의 소름 끼치는 연기로 완성됐다. 상대를 압도하는 듯 무게감 있는 표정과 절제된 대사 톤으로는 극의 긴장감을 조성하고,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내고 희열을 느끼는 듯한 오싹한 미소는 절대 악의 기운을 느끼게 하며 이준호의 잔인한 내면을 전달했다. 이 같은 최원영의 디테일한 연기는 극에 스릴감을 더하며 그가 그리는 악의 얼굴이 곧 극의 서스펜스로 연결, 긴장과 몰입을 최고조에 달하게 했다./jykwon@osen.co.kr
'너를 기억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