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대세 셰프 정창욱이 뛰어난 요리 실력만큼 맛깔난 입담을 과시했다. 그는 독하디 독한 질문과 돌직구 공격으로 일명 ‘예능 전쟁터’라 불리는 MBC ‘라디오스타’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여유를 뽐내며 만만치 않은 내공을 선보인 것.
2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는 '묻지마 과거' 특집으로 진행, 셰프 정창욱, 배우 강예빈, 가수 허각, 배수정이 출연해 남다른 입담을 과시했다.
정창욱은 최근 ‘쿡방’ 열풍이 일어남에 따라 활발하게 활동 중인 ‘셰프’와 ‘엔터테이너’를 합친 신조어 ‘셰프테이너’ 중 한 명이다. 그는 현재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KBS 2TV ‘인간의 조건2’ 두 프로그램을 꿰차는 데 성공하며, 대세 ‘셰프테이너’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런 그가 ‘라디오스타’에 등장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많은 팬들의 시선을 쏠렸다. 반은 기대였고, 나머지 반은 독한 ‘라디오스타’를 과연 견딜 수 있을까하는 염려였다.
하지만 그는 그의 요리만큼 맛깔난 입담을 과시하며 반쪽짜리 염려를 날려버렸다. 그는 방송이 시작하자마자 “민머리와 골무가 화제다”라며 돌직구를 던지는 윤종신에게 “한국에 왔는데 머리가 다 길더라. 그러다 음식에서 머리카락 나온 걸 봤다. 나부터 잘라야겠다 싶어서 3mm로 밀고 갔다”라며 “정말 편하다. 해봐라. 오늘도 녹화한다고 깨끗이 밀고 왔다”고 해맑게 밝혀 추후 공격을 위해 발톱을 세우고 있던 MC들이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묻지마 과거’ 특집인 만큼 그의 독특한 과거 이력도 눈길을 끌었다. 8년 동안 통역사로 일한 적이 있다고 밝힌 정창욱은 기습적으로 던진 규현의 일본어 질문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침착하게 되묻는 질문으로 천하의 ‘까불이’ 규현을 당황시킨 그는 “일본에서 태어났다. 한국과 일본을 왔다 갔다 하며 자랐다”며 재일교포 4세임을 밝혔다.
또한 그는 시크한 외모와는 달리, 중간 중간 해맑은 말투로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예를 들어, 김구라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촬영을 오면 가이드나 현지 코디네이터는 따로 있고 통역만 해주는 역할이었냐”고 묻자 “가끔은 가이드 역할도 해줬다. 예쁨 받으려고”라고 답한다거나, 스태프들이 촬영 오면 무조건 자신을 찾았다며 “촬영이 끝나고 술도 한 잔하고 맛집도 알려드렸다”라며 은근한 귀여움을 발산하는 식.
뿐만 아니라 그는 톱스타와의 스캔들이라는 다소 예민할 수 있는 주제에도 거리낌 없었다. 정창욱은 소위 말하는 ‘증권가 찌라시’를 통해 퍼진 고현정과의 스캔들에 대해 “기분 좋았다”라고 밝히며, 오히려 스캔들이 사실이 아님을 에둘러 말했다. 지나치게 부정하지도, 뭔가가 있는 것처럼 의뭉스럽지도 않은 그의 깔끔한 태도는 스캔들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의 정석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이날 정창욱은 요즘 예능이나 토크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극적이나 거친 사연 없이 그 자체로 매우면서도 달고, 달면서도 짠 감칠맛 나는 입담으로 MC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마음 또한 사로잡았다. 앞으로 요리뿐만 아니라 다방면으로도 활약을 펼칠 그의 모습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라스'는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된다. /jsy901104@osen.co.kr
'라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