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도’ 출연은 기회이자 위기, 죽자살자 청문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7.31 07: 13

출연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고정 출연자는 물론이고 일회성 출연자에게도 혹독한 청문회의 문을 활짝 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인지도가 확 높아지거나 호감을 쌓는 일은 환영할 일이지만 부작용도 있기 때문. 있는 흠집, 없는 흠집까지 모조리 잡아보려는 ‘10년 내공 시어머니들’이 버티고 있어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게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밴드 혁오가 설득력이 높지 않은 표절 의혹으로 마음 고생을 하고 있다. ‘무한도전’ 가요제에 참여하게 된 후 이들의 노래와 유사한 노래가 있다는 일부의 지적이 있는 것. 밴드 혁오 뿐 아니라 ‘무한도전’은 그동안 일회성 출연자들에게도 날카로운 잣대가 작용됐다. 조선시대 선비마냥 청렴결백한 출연자를 원하는 것이냐는 네티즌의 우스갯소리가 마냥 웃고 넘길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는 것.
고정 출연자 후보였던 개그맨 장동민은 과거 여성 비하 발언이 뒤늦게 논란이 되면서 결국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동민의 경우는 그가 방송 활동을 지속하는 한, 반드시 사과를 하고 넘어갈 심각한 사안이었던 것은 분명했다. 다만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는 크게 공론화되지 않았던 그의 발언이 ‘무한도전’ 출연 이후 수면 위에 올랐다는 것은 이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화제를 일으키는 파급력이 크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한도전’ 출연자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의 수준은 높은 편이다.

사실 연예인들이 큰 사랑을 받고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측면에서 대중이 그들에게 도덕적인 책무를 요구하는 것은 어느 정도 당연한 일이 됐다. 특히 10년간 방송되며 ‘국민 예능’의 자리에 오른 ‘무한도전’의 경우는 출연만 했다 하면 좀 더 강도 높은 청문회 현장이 만들어진다. 온갖 과거 행적이 공개되거나 전문 분야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다.
이 같은 무서운 검증은 10년간 이 프로그램을 죽자 살자 흠집을 낸 ‘안티’이거나, 10년간 이 프로그램을 좋아한 ‘팬’이거나 가리지 않고 벌어진다. 적과 아군 가리지 않고 ‘무한도전’의 존재를 아는 수많은 네티즌이 달려들게 만드는 것. 심지어 10년이라는 세월은 양 진영의 독기와 검증 내공을 국정원도 울고갈 정도로 끌어올린 듯 보인다.
‘무한도전’은 출연자 섭외에 있어서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수월한 장점이 있다. 10년간 열심히 달려온 이들에게 생긴 하나의 보상이랄까. 다른 프로그램이라면 출연하지 않았을 이들이 ‘무한도전’이라서 출연하는 이들도 많고, 하루 전날 출연자 쪽과 이야기를 해서 급하게 출연을 하는 일도 다반사다. 사전 조율을 많이 거치는 다른 프로그램보다는 어느 정도의 인정 가능한 특혜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어찌 보면 지난 10년간의 노력의 결실이겠지만 말이다.
이 정도로 누구나 출연하고 싶어 하는 프로그램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출연자들이 예상치 못한 방송 후폭풍에 대한 부담감도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무한도전의 독한 시어머니들'은 앞으로도 게스트가 출연을 결정할 때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가 되고 있다. / jmpyo@osen.co.kr
M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