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류승완-쇼박 최동훈, 독점 계약 종료를 보는 영화계 시선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7.30 14: 27

[OSEN=김범석의 사이드미러] ‘베테랑’ 류승완 감독과 ‘암살’ 최동훈 감독이 대기업 투자 배급사와 체결한 연출 계약이 나란히 종료돼 영화계 관심이다.
 류승완-CJ엔터테인먼트, 최동훈-쇼박스 간의 배타적 독점 연출 계약이 이번 여름 텐트 폴 작품으로 각각 막을 내리는 것이다. 이들이 지금의 파트너와 재계약에 나설지 아니면 다른 방향을 모색할지를 놓고 여러 전망과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간 대기업 투자사의 특정 감독 전속 계약은 시장의 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긍정론과 함께 기존 제작사의 프로덕션 기능을 현저히 저해한다는 부정적인 지적 역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멀티플렉스가 없는 쇼박스가 이런 감독 직거래에 앞장섰는데 최동훈을 비롯해 김용화, ‘고지전’ 장훈, ‘끝까지 간다’ 김성훈 등 15명이 넘는 감독을 거느리며 많은 제작사를 고사시킨다는 우려를 낳았다.

영화사 집에서 만든 ‘전우치’ 이후 케이퍼필름을 차려 제작자가 된 최동훈 감독은 쇼박스와 두 작품을 연출하는 조건으로 15억원이 넘는 파격적인 계약금을 받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에 이어 이번 ‘암살’로 쇼박스에 100억이 넘는 배급수수료 외에 두둑한 흥행 투자 수익을 안겨주게 돼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윈-윈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30일 “암살이 지금 추세라면 최소 1200만명을 넘길 것 같은데 쇼박스 입장에서 배급수수료만 50억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면서 “전속 계약을 놓고 여러 잡음이 많았지만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최동훈 감독에게 투자한 유정훈 대표의 결정이 대박으로 입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도 CJ와 협업한 ‘부당거래’와 ‘베를린’으로 그간의 부채를 정리하고 수익형 감독으로 거듭났다. 수익금 정산 과정에서 CJ와 일부 마찰을 빚긴 했지만, 최동훈 감독과 마찬가지로 투자배급사와 두 작품 연속 흥행 수익을 나눴고 마지막 영화 ‘베테랑’ 역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범죄자 재벌 3세의 손에 수갑을 채우는 광수대 열혈 형사를 다룬 ‘베테랑’은 올해 최고의 한국 영화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높은 완성도와 재미를 탑재했다는 입소문이 난 상태다. 무엇보다 민초의 힘과 정의가 살아있다는 통쾌함이 이 영화의 흥행 포인트다.
관심은 두 감독의 다음 행보다. 대기업 입장에선 흥행 타율이 검증된 이들을 어떻게든 잡으려 할 것이고 경쟁사들도 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물밑 접촉할 확률이 높은 만큼 이들의 몸값이 지금보다 치솟게 될 것이란 예측이다.
 한 영화사 대표는 “류승완 최동훈을 잡으려면 이전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을 수 있다”며 “투자사(6)와 제작사(4)의 기존 수익 분배 비율을 완화해줘야 할 텐데 그렇게 되면 투자사 입장에선 먹을 게 줄어드는 만큼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항간엔 ‘암살’도 순제작비가 180억에서 210억으로 불어나는 과정에서 쇼박스와 최동훈의 수익 비율이 5대5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쇼박스가 흥행 감독을 떠받드는 대가로 초코파이 한 입을 더 양보했다는 뒷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감독 입장에서 특정 대기업과 두 세 작품 연속으로 협업하는 게 편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피로도도 가중될 수 있는 만큼 개별 프로젝트로 건 바이 건 계약할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 역시 나온다. 한 작품은 CJ, 다음 작품은 롯데나 리틀빅픽쳐스 식으로 계약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최동훈 감독은 “암살로 쇼박스와 계약이 끝나지만 이후 행보나 계획에 대해선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 지금은 암살을 사랑해주시는 관객들께 감사드리고 늘 좋은 작품을 만들어 보답해야겠다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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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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