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리그', 설명하고 토론하고…뜨거웠던 58분[첫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7.30 21: 46

 5명의 '젠틀멘'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회 현안을 토론하고, 그것으로 다양한 농담과 놀이를 만들어내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지식과 결합하고, 이게 바로 지식의 향연이었다. 방송 시간 58분 동안 머리가 뜨거워질 정도로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 용어들이 비오듯 쏟아졌지만 앎의 기쁨을 느낀 뿌듯한 시간이었다.
30일 방송된 tvN '젠틀맨리그'는 가수 정재형과 장기하, 사회 문화 전문가 홍승기, 경제 전문가 이진우,  역사 전문가 김준우가  젠틀맨리그의 본부로 입성하며 공부의 첫 시작을 알렸다.
MC로 나선 정재형은 "세상 사는 이야기를 풀어보는 정재형 쇼"라고 소개했지만 이어 등장한 장기하는가 "시작부터 왜 거짓말을 하냐"며 "제가 말씀을 안 드린 게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제가 먼저 섭외가 확정됐다. 형은 곁다리로 들어온 것"이라고 지적하며 웃음을 안겼다.

'젠틀맨리그'는 대한민국의 뜨거운 사회 현안을 젠틀맨들과 함께 풀어보는 프로그램. 매 회 하나의 주제를 정해 세 명의 전문가가 'G캐스트'란 코너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려 지식 및 정보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흘러간다.
이날 첫 번째 주제로는 '전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진우 경제전문기자가 가장 먼저 나서서 전셋집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알아 듣기 쉽게 설명해줬다. 그는 전세가 사라지는 현상을 마치 연인이 이별하는 상황에 비유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때 마음이 아프듯 이제 전세를 보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역사 전문가 김준우는 조선시대 존재한 임대 제도를 설명하며 다른 나라와의 전세 제도와 비교 설명했다. 그는 퇴계 이황 시절부터 존재했던 임대주택의 역사를 알아보고, 안띠끄레띠꼬, 하우스노마드 등 전세 제도와 관련된 고난이도 키워드를 살펴보기도 했다. '안띠끄레띠꼬'는 집의 소유권이 세입자에게 넘어간다는 뜻이다.
끝으로 사회 문화 전문가 홍승기는 우리 생활을 바꿀 월세 시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최근 직장인들의 늘어난 통근 시간을 설명하며 이로 인해 수면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전세 제도가 현재 2년 계약인데, 전세보호법이 발효되며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내 집 마련에 대한 꿈이 없어지면서 차라리 차를 사는 비율이 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참다 참다 포기한 장기하는 "뭐라고요?"라고 물어 설명이 따라가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재형과 장기하는 '부록버스터'라는 코너에서 미국과 일본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쉐어하우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준우는 끝으로 "공공임대주택과 같은 정보를 찾아보면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날 방법이 있다"고 귀띔했다. 장기하는 "우리는 전세 제도가 익숙한 나라지만 이제는 월세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사회 정책적인 제도가 뒷받침 돼야 할 것 같다"고 방송 소감을 전했다.
첫 방송은 시청자들이 궁금하지만 나서서 찾아 보지는 않았던 '전세 제도'에 대해 일목 요연하게 설명하며 관심을 모았다. 웃고 떠드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남녀의 로맨스가 담긴 드라마를 즐기는 시청자들이라면 결코 좋아하지 않을 지루한 시간이었을 테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TV를 통해 시사상식을 접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앞으로 정재형과 장기하, 세 명의 전문가들이 어려운 용어들을 얼마나 알아 듣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홍승기는 인하대 교수로 영화 '아주 특별한 변신'으로 데뷔한 영화배우다. 이진우는 이데일리 방송기자, 김준우는 서울 신일고등학교 역사 교사다./ purplish@osen.co.kr
'젠틀맨리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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