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어김없이 증명한 배우 수애 이름값 [종영②]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7.31 07: 07

 수애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SBS 수목드라마 ‘가면’은 배우들이 하드캐리한 드라마다. 배가 산으로 가고 있는 와중에도 배우들은 혼신의 노젓는 연기로 그 곳이 마치 강인 것처럼 그럴싸하게 스토리를 꾸며냈다. 그 중 수애는 선봉에 서 있던 배우. 회를 거듭할수록 스토리는 허술해졌지만, 수애는 흔들림이 없었다. 
지난 30일 종영한 ‘가면’은 자신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여자와 그 여자를 지고지순하게 지켜주는 남자를 통해 진정한 인생과 사랑의 가치를 깨닫는 격정 멜로 드라마다. 
이 작품은 방송 초반 경쟁과 암투, 음모와 복수, 비밀을 뒤섞어 적절한 자극을 주는데 성공하며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급박하게 촬영 일정이 진행되면서 전개에 신선도가 떨어지고 이야기 구도에서 개연성의 부재를 드러내며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회가 거듭될수록 호평보다는 혹평이 많아지는 모양새였다.

그럼에도 ‘가면’은 종영까지 평균 시청률 10%대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배우의 연기가 훌륭했다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 개연성이 결여된 억지스러운 전개에 혼란스러웠을 법도한데, 출연배우들은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고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부족한 구성에도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던 것은 이야기 전개의 결함을 채우는 배우의 몫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었다. 
특히 수애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지숙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보는 이들이 빠질 수밖에 없는 마력을 보여줬다. 방송초반에는 1인2역을 맡아 맹활약 했다. 나약하고 가난한 여자인 지숙과 당당한 힘을 갖추고 있는 은하를 소화해내는 모습은 꽤나 깊은 인상을 남겼다. 우아하면서도 도도한 은하와, 어리숙하면서도 강단 있는 지숙을 표정만으로 확실하게 구별해냈다. 은하의 날카로운 내공과 지숙의 따뜻한 심성을 오가며 1인2역을 맛깔나게 연기해낸 것. 당장에 대체자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장악력이 놀랍다.
전작인 ‘마왕’과 비교해도 놀라운 변신이다. ‘야왕’에서 수애는 사랑도 딸도 버리고 오로지 야망을 위해 나아가는 주다해 역을 맡아 ‘분노유발자’로 불렸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사랑하는 이들의 아픔을 감싸고 그들을 위해 희생하는 따뜻한 내면을 가진 변지숙으로 분했다. 상반되는 캐릭터를 연이어 소화하면서도 이질감을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 또한 인상적이다.
이날 방송된 ‘가면’ 마지막회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었다. 19회까지 당하기만 했던 지숙(수애 분)과 민우(주지훈 분)은 석훈(연정훈 분)에게 통쾌한 한방을 날리고는 딸까지 출산,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마무리를 지었다.
한편 ‘가면’ 후속으로 주원, 김태희 주연의 ‘용팔이’가 다음 달 5일 첫 방송된다. '용팔이'는 '장소불문, 환자불문' 고액의 돈만 준다면 조폭도 마다하지 않는 실력 최고의 돌팔이 외과의사 '용팔이'가 병원에 잠들어 있는 재벌 상속녀 '잠자는 숲속의 마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멜로 드라마다. / joonamana@osen.co.kr
'가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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