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로맨스에 한껏 젖었던 tvN '삼시세끼'가 이를 빼내고, 킨포크 라이프라는 콘셉트로 회귀했다. 보는 이까지 편안하게 만들었던 소박한 방송이었다.
지난 31일 오후 방송됐던 '삼시세끼 정선편' 12회는 '우리 식구끼리 2탄'으로 앞서 방문했던 최지우에 이어 이번엔 손호준이 특급 게스트로 강원도 정선 옥순봉 '세끼집'을 방문했다. 걸그룹 씨스타를 기대했던 '세끼집' 식구들은 일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이내 호준을 반기며 가족같은 호흡을 맞췄다.
이날 방송은 그야말로 MSG 없는 유기농 방송을 보는 듯 했다. 편안하고 튀지 않는 손호준의 존재는, 부득이 여자 게스트가 올 때마다 로맨스가 꽃피웠던 옥순봉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대신 그 여백은 '세끼집' 식구 이서진, 옥택연, 김광규 등의 호스트에게로 골고루 쏠렸다.
그도 그럴것이 손호준이라는 게스트는 이미 첫 시즌의 '삼시세끼 정선편'에 옥택연의 빈자리를 대신해 출연한 경력이 있으며, 스핀오프 '삼시세끼 어촌편'에도 고정 멤버로 뒤늦게 합류했던 터. 한 마디로 최지우 만큼이나 '삼시세끼'에 익숙해진 멤버였다.
손호준은 언제나처럼 특유의 예의바름과 머뭇거림을 통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물론 달라진 구석도 있었다. '집밥 백선생'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요리 실력을 '삼시세끼'에서 선보인 것. '요리전문가 백종원의 애제자'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게, 방문 둘째날 아침을 된장찌개 요리로 모두를 만족시켰다.
이런 모습들은 최근 옥순봉을 찾은 게스트들에게로 모든 초점이 모아지거나, 로맨스에 집중되는 모습에 아쉬움을 느꼈던 시청자들에겐 반가움 그 자체였다.
사실 나영석 PD가 '삼시세끼'를 만들었던 최초 기획의도에는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한 생활약식을 추구하는 '킨포크 라이프'의 콘셉트가 주축을 이뤘던 터. 하지만 최근 '삼시세끼'가 회차를 거듭하면서, 반복되는 포맷의 지루함을 벗기 위한 방책으로 초대 게스트에 힘이 가중됐고, 이는 '초심을 잃었다'는 지적에 휩싸이기도 했다.
'킨포크'의 사전적 의미 역시 '친척, 친족 등 가까운 사람'이라는 뜻의 영어. 때문에 킨포크 라이프를 지향한다는 '삼시세끼'의 게스트로 앞서 출연한 최지우나 이번 손호준만큼 적합한 이가 또 있을까 싶다. '우리 식구끼리'라는 부제야말로 이들의 출연을 제대로 담아낸 표현이었다./gato@osen.co.kr
'삼시세끼 정선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