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히 예상되는 논란이었지만, 결국 결단을 내렸다. 솔직하게 한 순가의 실수를 인정하고 무대로 논란을 이기겠다는 의지였다.
지난 31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엠넷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 미 더 머니 시즌4'에서는 프로듀서 버벌진트와 산이가 음원미션 탈락자였던 블랙넛을 부활시키는 내용이 그려졌다. 결국 가사 실수에도 불구하고 한해를 합격시켰던 결정을 번복하게 된 것.
음원미션에서 한해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비트를 잘 듣지 못했는지 가사를 잊는 실수를 하면서 결국 탈락의 문턱에 섰다. 블랙넛은 선글라스를 쓰고 무대에 올라 여전히 많은 관중들 앞에서 랩을 할 수 있겠냐는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버벌진트와 산이가 선택한 사람은 한해였다. 블랙넛이 공포증을 이기지 못한다면 더 큰 무대에 설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작 합격한 한해는 불편해했다. "'쇼미더머너4'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랩을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던 한해는 자리에 있기 불편해했지만, 이어진 팀 디스배틀을 위해 심기일전했다. 자신 때문에 또 다른 탈락자가 발생하길 않는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돌연 버벌진트와 산이가 결정을 번복했다. 그들 역시 스스로 실수를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직접 제작진을 찾아가 "결정을 내리고 나서도 이게 맞는가에 대해서 장시간 생각하게 됐다"라며 "다시 한 번 한해와 블랙넛의 무대를 재평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무대를 가지고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라고 설명했다.
결국 블랙넛은 디스배틀을 연습 중이던 이들을 찾아갔고, 버벌진트와 산이는 그들의 선택이 틀렸고, 블랙넛을 합격시키고 한해를 탈락시키고 싶다는 결정을 전했다. 선글라스를 쓰고 무대에 올라 탈락했던 블랙넛은 그런 프로듀서들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원래 자리가 불편했던 한해는 블랙넛의 부활을 원한다고 말하면서 탈락을 선택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결정을 번복한다는 것은 곧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참가자의 합격여부에 대한 논란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특히 한해와 버벌진트, 산이 세 사람은 모두 브랜뉴뮤직 소속이기 때문에 무대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한 한해의 합격은 더 큰 논란으로 이어질 일이었다. 다른 프로듀서들 역시 이 부분을 걱정하면서 버벌진트와 산이가 후회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버벌진트와 산이는 블랙넛을 다시 합격시켰지만, 이 역시 논란이 될 만한 전개였다. 물론 이들이 진심으로 결정을 번복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고, 한해도 이를 받아들였지만 분명 버벌진트와 산이가 한해보다 더 치명적인 실수를 한 것은 맞다.
그럼에도 쏟아질 비난을 예상하면서도 솔직하게 실수를 인정하고, 결정을 번복하면서 공정하려고 했던 버벌진트와 산이, 그리고 한해의 선택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기일전으로 팀을 이끌 프로듀서들과 블랙넛 역시 한계와 공포를 넘고 다시 한 번 실력을 보여줄 기회가 생기게 된 것이다. 이들이 논란과 비난을 뛰어넘고, 음악으로 어떤 승부를 보여주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seon@osen.co.kr
엠넷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