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어셈블리' TV정치극 잔혹사..정도전은 되는데 왜?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8.01 07: 45

이 정도면 유하 감독의 수작 '말죽거리 잔혹사'가 떠오르는 안방극장의 정치극 잔혹사다. 기대를 모았던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마저 방송 관계자들의 호평과 달리 시청률에서는 깜깜한 암흑 속을 헤매고 있다. 주연을 맡은 정재영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열연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어셈블리'의 시청률 부진으로 당분간 현대 정치극은 안방극장에 등장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만큼 '어셈블리'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배경에 대한 분석이 어려운 까닭이다. 이번 드라마에는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을 통해 큰 인기를 끈 정현민 작가와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드라마로 데뷔한 정재영이 뭉쳤다. 최고의 진용으로 꼽힐만 하다.
'신선한 장르의 드라마' '웰메이드 정치극' 이라는 호평들도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방송가 분위기가 시청자들에게 거의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현민 작가의 송곳대사와 정재영의 메소드급 연기로 높은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반응"에도 불고하고 5%대 낮은 시청률에 발이 묶여 꼼짝을 못하는 중이다.

지난 30일 방송분에스는 백도현(장현성 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친청계의 일원이 된 진상필(정재영 분)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진상필은 최인경(송윤아 분)에게 백도현을 찾아가 사과한 사실을 숨긴 채, 백도현에게 보내는 사과문을 친필로 옮겨 적어달라는 최인경의 부탁을 거절하며 “내가 하고 싶은 일 좀 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는 최인경의 말에 진상필은 “나 같은 사람 안 생기게 정리해고 못하는 법, 구멍가게 안 망하게 하는 법”을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이에 최인경은 “지금 의원님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초선의원으로서의 한계를 깨닫게 했다.
공천을 받기 위해 백도현에게 충성을 맹세했지만 진상필에게 돌아온 것은 ‘살생부’라는 이름의 커다란 뒤통수였다. 토사구팽의 위기에 처한 진상필이 경제시 공천을 노리는 백도현과의 싸움에서 이겨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가 궁금해진다는 OSEN 리뷰 전문기자의 모니터 결과다.
 '어셈블리'의 정현민 작가는 국회 정책보좌관 출신이다. 현실 정치에 대한 감각이 남다를 수밖에 없고 드라마 속 묘사들이 생생한 배경이다.  지난해 '정도전'을 집필해 2014 KBS 연기대상 작가상, 제7회 코리아드라마어워즈 작가상, 제41회 한국방송대상 작가상 등을 수상하는 등 필력도 인정받았다. 정재영은 두 말할 필요 없는 연기파 배우의 톱 클래스다.
이 둘이 뭉쳐서도 힘들 쓰지 못하는 '어셈블리', 정치 드라마가 안되는 건 지금의 실제 정치가 너무 드라마틱해서일까 재미가 없어서일까 궁금하다.
[엔터테인먼트 국장]mcgwir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