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블랙넛이 화제다. 1회부터 6회까지, 매번 등장때마다 핫한 이슈를 몰고 다니는 그야말로 Mnet '쇼미더머니4' 출연자 중 가장 뜨거운 감자, 아니 뜨거운 '땅콩남'이다.
예선 경연장에서는 모두 앞에서 바지를 벗으며 강렬한 첫인상을 안겨줬던 블랙넛은 자신의 외모 비하도 서슴지 않는 괴짜같은 플레이로 프로듀서와 시청자 모두의 시선을 집중케 했다. 그럴 때마다 보여주는 블랙넛의 랩과 가사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기에 호불호와는 무관하게 그의 생존에는 이의는 없었지만.
그러다 문제가 또 생겼다. 지난 31일 방송됐던 '쇼미더머니4' 6회에서의 음언미션에서 발생한 일이다. 버벌진트&산이 팀의 한해와 블랙넛이 탈락과 합격, 그리고 번복의 과정으로 희비가 엇갈리게 된 것. 특히 프로듀서 두 사람과 한해가 모두 브랜뉴 뮤직 소속이라는 점으로 인해 파장은 더 커졌다.
어쩌면 예측가능한 논란이었다. 앞서 가사를 틀렸다는 이유만으로 '힙합계의 거장' 피타입도 허무하게 탈락했다는 점을 상기시켜본다면 같은 실수를 한 한해의 생존이 의아한 건 당연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번복이 있었고, 합격한 블랙넛도 탈락한 한해도 모두 씁쓸한 마음이었을 게 분명했다.
이같은 상황을 십분 예상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해를 안고 갔을 때 더 세차게 불어닥칠 향후 논란을 짐작했을 프로듀서의 고민도 또렷하게 전해지긴 했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번복한 것은, 가래로 막기 전에 호미로 재빨리 구멍을 막은 셈이라 쳐도 무방할 듯 싶다. 어쨌든 이번에도 본인의 의도 유무와 상관없이, 래퍼 블랙넛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현재 '쇼미더머니4'에 가장 큰 이슈라면 단연 YG엔터테인먼트 위너의 송민호와 괴짜남 블랙넛이다.
블랙넛의 경우엔 몇몇 안타까운 요소들도 있다. '쇼미더머니4'에서 보여준 행동들이 참가 래퍼로서 도를 넘어선 적이 의외로 없는 블랙넛. 그가 이렇게까지 비난의 표적이 되는 것을 냉정하게 따져봤을 때 대부분은 '프로그램 외적인 영역'에서다. 이건 '쇼미더머니4' 제작진이 안타까워하는 부분일 것으로 예상된다.
'쇼미더머니4' 출전 이전 블랙넛의 기존 발언이나 랩가사의 수위가 상당했던 건 호사가들의 첫 번째 타깃이 됐다. 방송에서는 차마 담지도 못할 '19금' 가사들이 원인이었다. 물론 블랙넛이라는 래퍼가 애초 랩 스킬은 물론, 그런 수위높은 랩가사로 언더에서 유명세를 떨친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쇼미더머니4'에서는 수위를 확 낮추고, 송곳같은 랩가사 만으로 버티는 게 그저 신통할 지경이다.
또 하나는 '쇼미더머니' 초유의 사태를 만들었다던 '죽부인 퍼포먼스'다. 이건 확실히 문제가 있는 내용이었지만, 고민해봐야할 부분이 생긴다. 이 퍼포먼스가 방송에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일부 매체에 의해 공개되면서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는 점이 바로 그것. '스포일러'가 가장 큰 독이 될 수 있는 서바이벌 프로의 경우, 녹화 내용을 알아도 사전에 언급하지 않는 분위기가 유지돼 왔던 터. 물론 이같은 약속이 어겨진 것을 차치하더라도 블랙넛의 경우 제작진의 억울함의 잔여물이 남을 여지는 있다.
공개된 수위의 퍼포먼스였다면 방송 전 편집 과정에서 당연히 사라져 볼 수 없었을 거라는 이유에서다. (아마 이걸 냈다면 '쇼미더머니4'는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방통위에 불려갔을 께 뻔하다.) 그 부분이 편집됐다면 이 같은 퍼포먼스를 전혀 몰라도 됐을 시청자들은, 결과적으로 해당 스포 탓에 부득이 블랙넛의 지나친 '만행'을 알게 된 셈이다. 없어도 됐을 뻔한 논란이 사전 공개된 경우는 이례적이다.
실제로 '쇼미더머니'를 비롯한 각종 오디션 및 서바이벌 녹화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튀고 싶어 별 다양한 기행들이 속속 등장한다. 이중에는 이번 죽부인 퍼포먼스처럼 방송 수위에 걸려 도저히 나오지 못하는 것들도 상당하다. 때문에 이를 정제하는 게 바로 제작진의 사후 역할이며, 비난받는 순간은 해당 내용이 걸러지지 못하고 방송에 나갔을 순간에 한해서다. 등장하지 않은 녹화장의 퍼포먼스로 참가자와 제작진이 비난 받은 건 분명 '쇼미더머니4'를 향한 과열된 분위기로 도를 넘어선 모습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블랙넛이 '쇼미더머니4'의 화제의 한축을 담당한 것은 이젠 부정할 수 없게 됐다. 오히려 그의 생존에 '갓대웅'이라 칭하며, 호응하는 팬들까지 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물론 그가 경쟁에서 생존하는 한 앞으로도 그의 경솔했던 과거와 언행들이 발목을 지속적으로 붙잡게 될 것은 자명하다. 블랙넛은 이 짐을 등에 얹은 채, 남들보다 더 뛰어난 랩으로 '쇼미더머니4'에 살아남아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됐다. / gato@osen.co.kr
Mnet 제공, '쇼미더머니4'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