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청춘FC' 감독 안정환의 마음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5.08.02 07: 01

누구보다 날카롭지만 또 누구보다 후배 선수들을 아끼는 사람은 감독일 것이다. 몸을 부딪치며 격렬한 운동을 함께해온 이들과 쌓은 정도 깊고, 같은 일을 해낼 후배들이기에 더 애틋할 것. 안정환은 바로 그런 감독이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청춘FC 헝그리일레븐'에서는 안정환과 이운재, 이을용이 고심 끝에 20명의 선수를 최종 엔트리로 선발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다 함께 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기에 더 신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안정환은 선수 한명 한명 이름을 부르면서 그가 고심 끝에 내놓은 결정을 전했다. 분명 합격에 기쁜 선수들이 있지만, 함께하지 못하는 것에 힘든 선수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미소를 보이지도 않았다. 이후 안정환은 탈락한 선수가 눈물을 보이자 같이 울컥했다. 4박 5일간의 훈련, 감독으로서 책임을 다하려는 그였기에 선수 모두가 소중했다.

결국 안정환은 제작진과 상의 끝에 뽑히지 못한 선수들도 혹시 모를 사고나 부상에 대비해 계속 훈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누구보다 더 많이 보고 느끼고 분석하며 번호표를 한 명씩 달아준 만큼 모든 선수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하지만 날카로울 때는 또 칼 같았다. 안정환은 벨기에 전지훈련을 떠난 선수들이 마냥 들뜬 기분으로 짐도 챙기지 않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에게 날카롭게 이야기하면서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다.
안정환은 "풀어진 것 같았다. 꼴 보기 싫었다. 사진 찍고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행동해야 할 때가 아닌데"라고 마음을 털어놨다. 선수들과 무사히, 잘 훈련을 마치고 좋은 결과를 얻길 바라는 마음에서 더 날카로워진 모습이었다. 그는 훈련에 대해서나 혹은 훈련 중 발생할 수도 있는 사고, 엔트리에서 탈락한 선수들 하나 하나를 신경 쓰고 있었다.
국가대표 축구선수로서 활약해온 그였기에 후배들에게 더 엄격할 수밖에 없었다. 운동을 하며 마음을 다잡고, 다치지 않고 경기까지 무사히 끝내는 것이 중요했고 목표가 있기에 감독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 것이다. 물론 선수들을 위로하고, 선수 생활을 해본 만큼 이들을 잘 이해하는 안정환이기에 함께 우는 따뜻한 마음도 가질 수 있었다. 선수들 역시 안정환의 마음을 알기에 그의 말 한마디에 귀 기울리며 자세를 바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청춘FC 헝그리일레븐'은 축구를 포기할 위기에 놓여 있음에도 그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운 유망주들의 도전을 통해 진짜 축구 인생 스토리를 담아내고 재기의 기회와 발판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이다. /seon@osen.co.kr
KBS 2TV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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