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로 해외전지훈련을 떠난 '청춘FC' 최종 엔트리가 공개된 가운데, 뽑힌 선수들, 탈락한 선수들, 또 안정환과 이를 지켜본 시청자 모두가 가슴으로 울었다. 다시 한 번 밝게 빛날 순간을 위해 땀흘리는 이들의 모습은 매회 큰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1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청춘FC 헝그리일레븐'에서는 '청춘FC' 최종 엔트리가 공개됐다. 유니폼의 가슴에 엠블럼을 달게 된 축구 미생들은 다시 찾아온 두 번째 기회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기회를 또 한 번 잃은 축구 미생들도 아쉬움에, 혹은 홀가분한 마음에 눈물을 쏟는 모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감동의 눈물은 잠시. 벨기에 해외전지훈련을 떠나게 된 축구 미생들은 다시 훈련을 시작, 뜨거운 땀을 흘리며 자신과의 싸움에 돌입했다.
사실 사연만 보자면 '청춘FC' 오디션에 참가한 이들 가운데 절실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이미 실패를 한 번 이상 경험한 도전자들의 이야기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구구절절한 사연으로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것. 하지만 기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기에, 이들에게 찾아온 '청춘FC'의 기회도 준비된 자에게만 돌아갔고 그 기회를 직접 나눠준 안정환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담담하게 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모습으로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안정환은 호명을 마친 후 "감정이 약해져서 미치겠네"라고 눈물을 삼켰다.
안정환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본인이 얼마만큼 하느냐가 중요하다. 본인이 안 하면 아무도 도와줄 사람 없다. 본인의 땀과 노력이 없으면 신도 그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 실패도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고 냉정하게 말하면서도, "나는 어렸을 때 도와주는 사람이 너무 없었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면 뿌듯함이 있을 것 같고, 축구를 통해서 많은 것들을 얻었기 때문에 그것을 후배들에게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졌으니까 돌려줘야지, 라고 편안하게 이야기하는데 나는 그들에게 받은 게 없다. 고민 끝에 결정했다"고 프로그램에 임하는 각오를 전한 바 있다.
이처럼 힘든 상황을 이겨내며 국가대표 축구선수로서 활약해온 안정환이기에 그는 더욱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 다시 찾아온 기회에 들뜨지 않고, 부상 당하지 않고 무사히 운동을 해내는 것이 중요한 이들을 누르고 이끄는 그의 냉정한 모습은 여타 예능프로그램에서 그가 보였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안정환이 웃음기를 모두 지우고 축구 감독으로 오롯이 분하는 모습은 인생을 건 오디션인 '청춘FC'의 무게감을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달하며 감동을 통한 또 다른 재미를 안기고 있다./ jykwon@osen.co.kr
'청춘F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