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룡이 파직됐다. 이순신은 노량해전에서 전사했다.
2일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징비록’(극본 정형수, 연출 김상휘) 마지막회에서는 전쟁이 끝난 조선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류성룡(김상중 분)은 선조(김태우 분)에게 “전하의 안위만 생각했다”고 비난했다. 선조는 “나는 이 나라의 왕이었기에 위험을 무릅쓰고 싸울 수 없었다. 과인은 과인의 안위를 먼저 염려했던 게 아니라 이 나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류성룡은 “나라를 지킨 의병장을 죽인 이유는 뭐냐. 때문에 왜군이 다시 쳐들어왔을 때 의병장들이 나서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선조는 “난세가 영웅을 낳는다고 한다. 하지만 영웅들은 다른 생각을 한다. 관과 나라의 질서를 무시한다. 그들을 죽인 건 나라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성룡은 “사태가 잘못되면 인과를 따져보고 잘못된 것을 고쳐야 하는데, 전하는 상황과 남의 탓만 하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조는 “애초에 이 난의 책임은 그대와 그대를 따르는 남인들의 책임이었다. 이 전쟁은 막을 수 있었다. 군주가 신하의 말을 믿는게 어찌 군주의 잘못인가?”라고 물었다.
류성룡은 “물론 신들이 잘못했다. 신하에게 상을 내린다는 것은 군주 스스로에게 상을 내리는 것과 같고 신하에게 벌을 내린다는 건 군주 스스로에게 벌을 내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군주의 자리는 힘들고 책임을 지는 자리다. 하지만 전하는 고통을 피하려고만 했다”고 말했다.
선조는 “나는 충분히 책임지려 했다”고 말했다. 류성룡은 “전하는 그 어느것도 인정치 않으니 내가 더 말해 무엇하냐”며 재조산하(나라를 다시 만들다)라고 적힌 편지를 전했다. 그는 파직당했다. 선조는 “내가 그를 버린 게 아니라 그가 나를 버렸다”고 말했다.
삼도수군통제영에서는 이순신(김석훈 분)이 왜적을 끝까지 격파하려 했다. 하지만 명의 진린은 “전쟁은 끝났다. 좋은 게 좋은 거다”라면서 그에게 은을 건네고 일본군을 그냥 돌아가게 놔두라고 부탁했다. 이순신은 “가서 전하라. 이 이순신은 단 한 놈도 살려 보낼 수 없다고”라고 분노했다.
이순신은 자신의 수군들에게 “저 원수들이 편안하게 바다를 건너가는 걸 지켜볼 수 없다. 보여줘야 한다. 이 땅을 유린한 대가가 얼마나 참혹한 것인지, 왜적들에게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 이 땅을 짓밟았던 왜적들은 다시는 고향땅을 밟지 못하도록 저 바다 속에 모두 수장시켜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출정했다.
이순신은 노량으로 향했다. 이순신은 왜적들에게 총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조선 수군도 큰 타격을 입은 상황. 이순신은 “물러서지 말고 끝까지 쏴라”고 명령했다. 이순신의 기세에 왜군들이 후퇴했다. 이순신은 “전멸시켜라. 다시는 이 바다를 넘보지 못하게 공격하라”고 끝까지 추격했다.
이순신은 수군들이 쓰러지자 자신이 직접 나서 싸웠다. 이순신은 퇴각하는 왜군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이순신은 왜군의 총에 맞았다. 쓰러진 이순신은 “대승을 거두기 전이다”라는 말에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싸워라. 내가 죽었다는 말을 입 밖에 내지 말고”라고 말하며 눈을 감았다.
한편, '징비록'은 임진왜란 시기를 겪은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했던 혁신 리더 류성룡이 국가 위기관리 노하우와 실리 위주의 국정 철학을 집대성한 동명의 저서를 바탕으로 한 대하드라마다./jykwon@osen.co.kr
‘징비록’ 방송화면 캡처